이스라엘서 '극우 유대인의 증오범죄' 규탄 시위…수천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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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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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동성애자의 자긍심) 행진에서 한 초정통파 유대교 신도가 흉기를 휘둘러 6명이 다쳤다. 행렬 뒤편에서 나타난 이 남성이 행진에 참여한 한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있는 모습. [사진= CNN뉴스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극우 유대인들의 증오 범죄와 폭력 사태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도시인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에서 전날 오후 수천 명이 광장과 거리로 나와 “증오 범죄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극우 성향의 유대인들이 저지른 팔레스타인 상대 방화 사건과 동성애자를 향한 흉기 난동 소동이 발단이 됐다.

31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요르단강 서안 북부 나블루스 인근의 두마 마을에서 팔레스타인 가족이 사는 집에 방화로 인한 불이 나 '알리 다와브샤'란 이름의 아기가 숨졌다. 아기의 아버지는 불이 나자 아내와 4살된 아들을 간신히 구해냈으나 그 아기는 구하지 못했다. 이 불은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에 사는 극우 성향 이스라엘인이 화염병 또는 화염 폭탄을 던지면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예루살렘에서는 30일 동성애자 행진 도중 한 초정통파 유대교 신도의 흉기 난동으로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행렬 뒤편에서 나타난 이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자 비명과 함께 3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행렬은 흩어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턱수염을 길게 기른 이 남성은 즉시 경찰에 제압됐다.

지난해 7월에는 유대인 극단주의자들이 16세 팔레스타인 소년을 납치한 뒤 예루살렘의 인근 숲에서 산 채로 불에 태워 살해한 일도 있었다. 지난 2009년에는 텔아비브의 동성애자 센터에서 한 남성이 총을 발포해 2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지도 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피스나우’가 텔아비브 라빈 광장에서 주최한 시위에는 방화로 숨진 팔레스타인 아기의 삼촌을 포함해 2000여 명이 참가했다. 예루살렘에서도 수백 명이 모여 극우 유대인들의 증오 범죄를 규탄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시몬 페레스 전 대통령도 각각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시위에 참가했다.

야리브 오펜하이머 피스나우 대표는 “우리는 정부가 정착촌 주민이 저지른 폭력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즉각적으로 (팔레스타인과) 평화 협상에 임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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