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아의 Artistic Developer 트렌드뷰] 창의성 배양의 핵심문제는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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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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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테이트모던(Tate Modern) 에 설치된 유니레버 시리즈 중 루이스부르조아 작품 '마망'.[사진=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문화·예술과는 큰 관련이 없는 토목, 건설, 조선, 반도체 등을 통해 고도성장의 길을 걸어 왔다. 그러나 최근 얘기치 않은 저성장으로 고용창출이 어렵고 산업환경이 악화되면서 문화·예술을 융합해 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돌파구로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정부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은 오히려 줄고, 21세기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여전히 입시교육에 밀려 문화·예술 교육은 예비 전공자들만 배우는 특수한 교육이 돼버린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예술분야의 외국 유학생이 많다고 한다. 사회 전반의 문화·예술에 대한 소양 교육은 뒷전인 현실에서 전문가 양성에 대한 교육열은 매우 높다는 점은 매우 특이하다. 이에 디자이너가 매년 3만명 이상 배출되지만 그들을 고용할 수 있는 국내시장이 매우 작다. 예술 전문가만 있고 그것을 즐길 관객이 없다면 그 분야는 당연히 성장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예술가를 키워내는 데 비중이 컸다면 이제는 대중이 자연스럽게 예술과 문화를 즐기는 안목과 감성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교육과 환경이 필요한 때다. 대중적인 안목과 감성이 높아져야 창의성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과의 융합 과제가 실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들에게도 문화·예술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독일에서는 초·중교 학생들에게 2년간 악기 연주를 가르치는 교육에 맞춰 악기 하나씩을 무상 지급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예술 강좌로 지정되면 운영비 전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영국은 '정부의 지원과 지역·민간단체의 자율적 운영'의 원칙이 두드러진다. 육성의 이유는 '과학자가 되든 수학자가 되든 창의성이 향후 필수 능력인 만큼 나라가 키워주겠다는 것'으로 문화·예술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영국 내 200만개 '창조 산업' 일자리에 투입될 가능성도 열린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교육 프로그램의 초점이 '창의성 능력의 배양'과 '감수성 배양'에 맞춰져 있다. 골판지로 동물을 만들되 풀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작업과 같이, 창의성과 문제 해결능력을 신장시키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영화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은 영국영화협회(BFI)에서 직접 영화 제작 방법을 가르친다. 왕립셰익스피어극단 단원들이 학생들에게 연기부터 대본 집필까지 직접 가르치는 프로그램 역시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창의성은 어린 시절 예술 체험에서 비롯되며 이 혜택에선 누구도 배제돼선 안 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는 기업과 협력해 예술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관한다. 프랑스는 공공의 이해에 부합하는 예술조직과 활동에 지원금의 60%까지 세액을 감면해준다. 영국은 문화·예술분야에서 공익사업으로 인정받은 기업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는 유명 예술가들과 함께 매년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실험적인 미술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마다 200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관광지가 되면서 테이트모던 갤러리 역시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작으로 조명받게 됐다. 유니레버는 예술을 아끼며 혁신과 창의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업으로 대중에게는 각인됐다. 영국에서 기업과 예술의 관계는 '스폰서십에서 파트너십으로' 자리 잡고, 국가는 문화예술 선진국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국가가 최소한의 예술 장려금으로 만들어 놓은 미술장식품 설치에 대한 규정과 관련해 막상 작품 자체에는 관심 없이 비자금 용도로 차용하는 기업과 갤러리간 전근대적인 풍토가 남아 있다, 이제는 미술장식품을 어떻게 활용하고 접목해 이미지를 강화시킬 것인지, 궁극적으로 건물과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미술장식품 활용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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