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호텔롯데 상장'과 '순환출자 80% 연말까지 해소' 실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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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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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월 1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권분쟁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제시한 호텔롯데 상장과 순환출자 80% 해소와 관련해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연말까지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막대한 자금까지 동원해야 될 상횡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의 핵심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겉으로 봤을 때 호텔롯데의 상장 여건은 충분하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기된 12개 L투자회사들이 전체 지분의 72.65%를 확보하고 있어 큰 문제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0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첨부, 일본 법무성에 이의신청 성격의 새로운 변경등기 신청을 접수한 것이 받아들여질 경우다.

신 전 부회장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직인과 위임장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것을 공식화하는 것이어서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호텔롯데 상장과 달리 '연말까지 순환출자 80% 해소'는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회사가 발전하고 각 계열사가 인수 대금을 조달해 여러 건의 인수·합병(M&A)을 하면서 순환출자 고리가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며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를 새로 설립할지 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이런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에 약 7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일부 계열사 지분만 정리하면 한꺼번에 여러개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소요 비용은 이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는 데 무리가 없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7조원의 재원은 그룹 순수익의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로 연구 개발과 신규 채용 등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되지만…"이라고 말한 이유가 자금부담을 이유로 현 정권에 '유예'를 청원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롯데호텔 단독으로 지주회사가 된다면 지배구조 최상단과 대주주 일가의 간접지분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회사 최소 지분 확보 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대주주 일가와 롯데장학재단의 지분이 높고, 계열사 지분을 대량으로 소유하고 있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활용하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이는 3개사가 각각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간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 과정은 복잡하지만 비용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에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후지필름, 롯데제과, 롯데정보통신,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대홍기획 등 6개 계열사의 지분 약 2조4599억원을 처분하면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홍기획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을 대주주 일가나 자사주 형태 등으로 매입하면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제과'로 연결되는 순환출자고리를 포함한 총 172개의 고리가 끊어지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만큼(2조4599억원)까지 많은 금액이 들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실제 처분 예상비용은 아직 산정해 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그룹 내부에서도 찬반 양론이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실제 순환출자 고리 해결을 위해 계열사 관계자들이 마주앉아 논의했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없다"며 "회장이 지시하면 할 수도 있겠지만 계열사 간 입장차를 조율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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