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유럽 이동통신시장이 바닥을 찍고 다시 회복기조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데이터통신 이용이 증가하면서 각 이통사 간 저가 경쟁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수익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지역의 4G 이용자 증가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남유럽지역 이통사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크게 개선돼 이통 사업자들의 설비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오렌지텔레콤 4년 만에 매출 증가
프랑스 최대 이동통신사 오렌지텔레콤의 2015년 2분기(4~6월) 유럽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4G LTE(롱텀에볼루션) 이용자 수도 110만명 늘어 가입자당 평균매출이 소폭 상승했다.
그 동안 부진했던 프랑스 국내 매출 감소폭도 줄어들고 있으며, 고전 중이던 스페인에서도 1분기 5% 매출감소에서 2분기는 2.5% 감소로 크게 개선됐다.
◆영국 보다폰그룹, 2년 9개월 만에 매출 증가
영국 보다폰(vodafone)그룹도 2015년 1분기 매출이 2년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2분기에는 0.8% 증가했다. 스페인에서의 매출액은 5.5% 감소, 이탈리아에도 2% 감소했으나, 1년 전에 기록한 10% 감소보다 감소폭이 줄어들면서 남유럽지역의 이동통신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토리오 콜라오 보다폰그룹 CEO는 "이용자들의 4G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럽 사업은 성장기조로 돌아서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페인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는 유럽시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서자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텔레포니카가 전개하는 남미지역 사업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이 지역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매출액을 7%에서 9.5% 증가로 상향조정했다.
◆저가 경쟁에서 고품질 통신서비스 경쟁으로
그 동안 유럽 이동통신시장은 경기 상황이 비교적 양호했던 영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통신 수요의 증가세가 유지돼 왔으나, 최근 채무위기에 놓여 긴축재정으로 가계부담이 커졌던 남유럽지역(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통신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이통사들은 고객 획득 수단으로 치열한 저가 경쟁을 펼쳐왔으나, 이제 고품질 통신서비스 제공으로 경쟁 방식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버클레이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5년 2분기 유럽 이동통신사업자의 휴대전화 서비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 1분기에 기록한 1.5% 감소보다 개선됐다. 버클레이 은행 관계자는 "유럽 이통사들은 올해 안에 매출액 이 대부분 증가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이통시장이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각 사업자들은 적극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렌지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지출을 27억 유로로 책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향후 유럽지역 이통 사업자들은 4G 이용자 증가에 맞춰 초고속통신 설비의 확충을 위해 투자설비를 계속해서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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