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뚝심'김관진 '브레인' 홍용표 시너지...대화 성공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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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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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피말리는 나흘간의 '마라톤협상'을 25일 새벽 극적 합의를 이끌어낸 우리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홍용표 통일부 장관-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최고위급 '2+2 회담'이 향후 남북 대화 채널로 굳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호흡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왼쪽)과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 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뒤쪽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사진= 통일부]

대북관계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인 매파 김 실장과 다소 유연한 입장으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홍 장관의 조화가 절묘해, 이런 형태의 장관급 이상 남북 대화채널이 상시 가동되면 정치·군사 분야의 난제는 물론 교류·협력 과제도 과거에 비해 용이하게 풀릴 수 있다는게 정부 안팎의 분위기다.

그러나 매번 청와대가 남북 회담의 주체로 나설 수는 없다는 점에서 남측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군 총정치국장 간 회담은 총괄회담으로 자리를 잡고, 장관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매'와 '비둘기'…뚝심과 논리로 호흡 '척척'

올해 66세인 김 실장은 15년이나 어린 홍 장관과 호흡을 맞춰 북측 대표로 나선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대좌했다.

이번 협상에서 특히 수석대표로 나서 협상을 주도한 김 실장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김 실장이 자신감을 갖고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특유의 뚝심에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에 발탁된 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총 3년반 동안 국방업무의 수장으로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특히 이번 협상의 북측 카운터 파트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동갑내기에다 지난해 만난 바 있어 김 실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처음 만나 오찬을 함께 하고 협의를 갖는 등 탐색전을 가진 바 있다.

여기에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인 홍용표 장관의 ‘브레인’이 김 실장의 ‘뚝심’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올해 51세인 홍 장관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통일 분야 '브레인'으로 통한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외교·국방·통일분과의 실무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산하 통일비서관으로 근무했다.

특히 지난해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내세울 때나 3월 독일 방문에서 ‘드레스덴 구상’을 발표할 때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통일전선부…'통·통'라인 유지되나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홍 장관과 북측의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참석해 남북간 이른바 '통·통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낳았다.

홍 장관은 이번 접촉에서 노련한 협상가인 김 비서 등에 맞서 논리 정연하게 북한의 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사과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달변인 홍 장관이 논리적으로 북측의 부당함을 추궁하자 북측 대표단이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며 홍 장관이 공격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음을 시사했다.

과거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에는 수많은 장관급 회담이 열렸지만, 우리 통일부장관과 북측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 파트너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때문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지난 22일 시작 때부터 대표단의 구성과 격(格)은 눈길을 끌었다. 남북 고위급접촉 대표단은 과거에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과거 북측은 우리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내각책임참사를 내세웠다. 내각책임참사는 북측에서는 당 부부장급, 우리로서는 차관급에 해당한다.

대화파트너 격 측면에서 우리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남비서 겸 통전부장 간 새로운 채널이 구축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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