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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지입차주와 극한 대립…“회사 CI없이 차라리 백지로 차량 운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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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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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풀무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풀무원의 화물을 책임지고 있는 지입차주들의 '갑질'이 극에 달했다.

차량 외관에 새겨진 '풀무원 로고'는 그대로 유지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은 챙기겠지만 '도색유지서약서'는 폐지하겠다는 일방적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풀무원은 회사 CI를 지우고 백지로 운행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도색 비용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입차주들은 이러한 풀무원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갑이 아닌 '을의 갑질'이 시작된 셈이다. 

14일 풀무원에 따르면 충북 음성의 물류 사업장 지입차주들의 화물 운송 거부가 10일을 넘어서면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 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와 대원냉동운수는 계약을 맺고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 40명은 지난 3월 차량외부에 도색된 풀무원 브랜드CI와 관련 "용역차량의 외관 상태를 유지하고 낙서, 스티커 부착행위 등 어떠한 훼손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도색유지서약서를 회사와 체결했다.

그러나 지입차주들은 지난 4일 도색유지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며 파업에 나섰다.

엑소후레쉬물류 측은 "지난 1월 지입차주들과 '화물연대는 향후 1년 동안 일방적인 제품 운송거부를 하지 않기로 하고, 엑소는 운임 등을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은 12개항을 합의하고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으나 이를 어기고 불법적인 운송거부를 하고 있다"며 "본인들이 사인한 도색유지서약서를 강제로 서약했다는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소후레쉬물류 권영길 본부장은 "신선하고 바른먹거리를 공급하는 식품기업에게 깨끗한 브랜드 로고는 생명과 같은 것"이라며 "CI를 훼손할 것이면, 차라리 CI를 지우고 백지로 운행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풀무원]


하지만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은 서약서 폐기는 주장하면서도, 풀무원의 CI는 지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차량에서 풀무원 CI를 지울 경우 차량매매 시 CI가치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권리금)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차량 프리미엄을 통해 개인적인 이득은 유지하면서도, 서약서를 폐기해 화물연대 투쟁 시 필요에 따라 회사CI에 스티커나 구호, 현수막, 깃발을 내걸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겠다는 속내다.

회사 측은 이들이 "20년 동안 월급이 동결됐고 추가 운임비는 줄고, 인력감축으로 노동 강도는 세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들은 풀무원 소속 직원들이 아니라 운수회사와 계약을 맺고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개인 소유차량의 주인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받는 돈은 월급이 아니라 제품을 운송해주고 운송회사에서 받는 운임이다. 운임은 지난 1월 인상을 비롯해 그동안 꾸준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회사에서 이를 통해 지입차주들에게 지급하는 한 달 평균 기본운임은 512만원이고, 추가 운임비를 포함하면 평균 600만원에 이른다. 유류비와 통행료는 회사에서 별도로 지급한다. 추가 근무를 하면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지입차주들은 연 7000만원 안팎의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개인사업자들이라는 것이다.

운행 시간도 풀무원 지입차주들의 운행시간(대기시간 2~3시간 포함)은 평균 11시간이다. 국내 5t 트럭 이상 평균 운송시간 13시간(한국교통연구원, 2014년)보다 적은 편이다.

이 같은 조건때문에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운송차량에는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풀무원 회사 CI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차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풀무원 제품 운송 지입차량의 매매가는 5t 트럭의 경우 1억 원~1억2000만 원, 11t 트럭은 1억6000만 원~1억 8000만 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회사의 기본 입장은 억지 주장에도 불구하고 합의 조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차주들의 업무복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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