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기아차가 이스라엘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승승장구 중이다. 올 9월까지 누적판매량에서 현대차를 앞지르면서 ‘형보다 나은 아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처음으로 현대차를 꺾고 이스라엘 시장에서 신차 판매 1위도 내다볼 수 있게 돼 ‘만년 2인자’ 설움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스라엘 시장에서 올 1~9월까지 총 2만7335대를 팔아 1위를 기록했다. 총 2만5164대를 팔아 2위를 기록한 현대차보다 2171대 더 팔았다.
이로써 기아차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판매 1위를 기록한 현대차를 제치고 올해 처음 이스라엘 시장을 수성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올 9월까지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판매의 99%를 달성한 상태로 기아차는 판매 1위와 함께 이스라엘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이스라엘에서 흥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판매량에 있다. 올해 9월까지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858대와 비교해 25.0% 상승했다. 현대차가 0.9% 상승하며 판매 증가세가 더뎌진 것과 달리 기아차는 꾸준히 증가세를 이끌어 왔다.
기아차는 2011년만 해도 이스라엘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의 절반에 불과했다. 2011년(1만7013대), 2012년(1만9544대) 1만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3년(2만1996대) 처음으로 2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는 2만7574대를 기록하며 꾸준히 두 자리 수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차가 월별 평균 3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비춰봤을때 올해 3만대 돌파도 가능하다.
기아차는 이스라엘에서 가격대비 품질과 우수한 디자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스라엘 소비자들은 편의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차를 선호하는 데 스포티지와 모닝(현지명 피칸토)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소형 SUV 바람이 부는 가운데 올 초 기아차가 1.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스포티지를 마즈다, 닛산 등 경쟁사보다 13~17% 저렴하게 투입한 것도 주효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스라엘에서 오염물질 배출이 비교적 낮은 소형과 준준형 차량이 인기”라며 “여기에 가격대가 저렴한 한국 차들이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2010년 자동차에 대해 오염물질 배출량에 따라 일부 세금을 환급해 주는 제도인 그린세가 적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지속되는 엔저 현상과 새로운 모델을 앞세운 일본차가 판매 증가를 보이는 추세이지만 기아차 가격에 큰 변동이 없는 한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값싼 차’라는 과거 이미지를 벗고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차량으로 인기 몰이 중이다”라며 “외화 벌이뿐만 아니라 한국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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