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북한에 1990년대 닥친 재앙적 수준의 기근 여파로 청소년들의 발육상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위혜승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위원은 13일 발간된 KDI 북한경제리뷰 10월호에서 "북한 인구 15∼21세에 해당하는 '기근세대'가 강한 영양결핍을 겪어 북한이 인적자본 축적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 위원은 '북한 어린이 영양상태 조사 및 인구센서스를 통한 기근시기 추정'이라는 논문에서 북한의 대기근이 1994년부터 2000년까지 6년 여간 이어졌다고 추정했다.
1998년에는 북한 어린이의 20.8%가 급성영양장애, 63.9%가 만성영양장애, 55.5%가 저체중을 겪을 정도로 기근 문제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아시아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보다도 열악한 수준이다.
위 위원은 "기근시기에 출생한 세대들이 키를 비롯한 건강상태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군 입대 신체기준이 2014년 143㎝으로 낮아지고, 최근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져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남자는 무조건 군에 입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위 위원은 기근시기에 태어난 여성이 앞으로 5∼15년 사이 출산적령기에 접어들게 된다며 이들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들도 영양결핍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위 위원은 "남북통합을 위해 북한 주민 건강을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대북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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