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지주 및 은행계열 저축은행들의 소액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저축은행 인수 이전 대출채권으로 인해 3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 연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저축은행 대부분이 기업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어 가계대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기타 저축은행에 비해 취급비율이 낮은데도 연체율 관리에 실패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및 은행계열 저축은행들의 소액 신용대출 연체율이 취급 비중 상승률보다 크게 올라가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소액 신용대출 비중을 줄였지만 연체율은 되레 상승했다.
IBK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2014회계연도 1분기) 43억원이었던 소액 신용대출 실적을 올 6월(2014회계연도 4분기) 29억원으로 줄였다. 총 대출 중 소액 신용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1.15%에서 0.60%로 낮아졌다. 하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9월 95.35%(41억원)였던 소액 신용대출 연체율은 올 6월 96.55%(28억원)로 1.2%포인트 증가했다.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소액 신용대출 비중을 0.14%에서 0.27%로 늘렸으나 연체율은 6.84%에서 10.92%로 4.08%포인트 증가했다. 신한저축은행의 소액 신용대출 비중 역시 0.25%에서 0.27%로 소폭 상승했으나 연체율은 2.91%에서 14.76%로 약 5배나 높아졌다. KB저축은행은 소액 신용대출 비중을 지난해 9월 말 1.10%에서 올 6월 말 0.90%로 낮추고 연체율 역시 56.60%에서 51.33%까지 떨어뜨렸지만 여전히 대출금의 절반 이상이 연체 중인 실정이다.
이는 소액 신용대출 비중을 늘리면서도 연체율을 낮추는 데 성공한 일부 저축은행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소액 신용대출 비중이 지난해 9월 말 3.55%에서 올 6월 말 3.71%로 높아졌으나 연체율은 20.26%에서 16.71%로 낮아졌다. 웰컴저축은행 역시 소액 신용대출 비중을 12.51%에서 15.78%로 늘렸지만 연체율을 6.59%에서 5.13%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금융지주 및 은행계열 저축은행의 소액 신용대출 연체율이 높은 이유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로 영업이 정지된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출자산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제일저축은행과 예한솔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연체된 대출자산도 가져왔다"며 "현재 연체된 소액 신용대출의 대부분이 당시 가져온 대출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병 이후 'KB착한신용대출'을 출시했으며 해당 상품의 연체율은 4%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BK저축은행 역시 과거 소액 신용대출을 취급해오던 경은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계약이 이전된 대출채권 때문에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향후에도 이들 저축은행이 연체율을 낮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보다 이자율을 낮춰도 상환되지 않는 대출이 대부분"이라며 "지속적으로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지만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간 고객들도 있어 사실상 연체율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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