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지난 토요일(10일) 고척돔에서 열린 엑소 콘서트 때문에 일대 상가들이 난리가 났어요. 2만 명이 넘는 손님이 몰려 본적이 없는데, 그날 처음 경험해봤죠. 야구장이 들어서게 되면 확실히 정체되어 있던 상가들이 활발해질 것 같아요. 하루 빨리 넥센 야구팀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고척돔구장 상인회 총무)
넥센의 고척돔 이전이 확정되면서 목동과 고척 두 지역 상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척동 먹자골목 상인들은 넥센 이전을 반기는 분위기다. 인근에 동양미래대학과 구로성심병원이 있지만, 상인들을 만족시키기엔 충분치 않은 수요다. 13일 방문한 고척동 먹자골목 일대 상인들에게서 야구팀 이전에 대한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먹자골목에서 닭강정 가게를 운영 중인 차모(45)씨는 “넥센 야구팀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아무래도 야구 관람객들은 간단한 먹을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가게를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토요일(10일) 고척돔구장에서 열린 엑소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린 2만명 가량의 손님들 때문에 먹자골목 일대가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식당과 까페 일색이던 일대 상가들도 넥센 이전에 대비해 야구팬들을 끌어들일 만한 상가들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고척동구장 상인회 총무 박모(58)씨는 “이전에는 식당과 까페 위주의 상가들이었다면, 이제는 야구팬을 겨냥한 호프집, 먹거리 등으로 업종 변경을 한 상인들이 많다”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야구팀이 들어온다면 업종 변경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대 상가 임대료도 꿈틀거리고 있다. 전용 33㎡(10평) 정도의 상가는 권리금 6000만원, 전세금 3000만원, 월세 140만원 수준이다.
먹자골목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야구장 건립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9년 전부터 임대료와 보증금이 서서히 올랐다”며 “넥센 이전이 확정되면서 상가 권리금이 2000만원 가량 오를 정도로 임대료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날 찾아간 목동야구장 인근 상인들의 낯빛은 어두웠다. 경기당 평균 7000명의 야구팬 수요를 감당하던 야구장 인근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내년부터 매출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볼멘소리다.
오목교역 인근 한 치킨집 대표는 “목동 야구장에서 경기가 있는 날에는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할 정도로 끊임없이 배달을 나갔다”며 “주말 홈경기 때 매출이 평소 매출에 3배정도 되는데, 넥센이 빠져나가면 매출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목동 현대백화점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에 아파트 및 충분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먹거리가 아닌 업종은 크게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치킨, 간식, 호프집 등 야구팬들이 이용하는 요식업계 상인들은 당장 내년부터 장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