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이달 초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기적적으로 아기를 출산했던 대만 여성의 '감동 스토리'가 사실은 계획적인 원정 출산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신경보(新京報)는 한 임신부가 지난 8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대만 중화항공 비행기 안에서 승객이었던 의사의 도움으로 여아를 순산했다는 미담이 사실은 불법적으로 원정출산에 나선 엄마의 무모함이 초래한 위기 상황이었다고 20일 전했다.
이번 사건은 당시 현장을 목격한 승무원이 " 당시 아기가 곧 나올 것 같은 위급한 상황에도 산모는 출산을 거부하며 계속해서 여객기가 미국 영공에 들어섰는지만 물었다"라고 폭로하면서 반전을 맞게 됐다.
이를 알고있던 해당 여성은 헐렁한 옷으로 만삭의 배를 감추고 거짓말로 비행기 탑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진통은 시작됐고 이륙 6시간 만에 양수가 터졌다. 아기의 생명이 걸린 위급한 상황에서도 해당 여성의 입에서는 "여기가 미국이냐"라는 말만 나온 것으로 알려져 대만과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원정출산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당 여성은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추방당했으며 대만으로 귀국후 현지 경찰에 인계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아기가 미국 시민권을 이미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만 당국은 "미국 측에서 그 어떤 확답을 듣지 못했다"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한 상태다.
대만은 물론 중국인들의 미국 원정출산은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2007년 미국으로 원정출산에 나섰던 중국인은 600명 남짓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이 숫자가 3만명까지 늘었다.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하기만 하면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임신부의 무리한 미국행을 이끌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