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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BC뉴스 영상 '브라질 소득 불평등' 캡쳐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브라질이 남미의 그리스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브라질이 재정적자로 고통받고 있으며, 방만한 연금체계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브라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재정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재정적자가 최소한 500억헤알(약14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는 325억헤알(약 9조50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에 신용평가 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가장 최하위 등급인 'Baa3'으로 강등했다.
◆ 방만한 연금 체계로 재정적자 악화
리우데자네이루의 재정문제는 브라질의 연금 문제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브라질의 옛 수도 리우데자네이루는 올해 연금 부족액을 충당하기 위해서 국고 5억달러(약5700억원)를 쏟아 부을 예정이다. 연금에 국비가 편중되다 보니 학교, 병원, 하수 시스템 등 공공 시설은 낙후됐다. 리우데자네이루는 올해 45억달러(5조)를 연금으로 지출한 반면 공교육과 보건시스템에는 그보다 적은 36억달러(약4조원)을 지출했다.
인구 고령화 역시 연금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1980년대 여성 한 명당 4.3명을 출산했으나 지금은 여성 한 명이 1.77명을 출산한다. 평균 기대 연령도 급격히 증가해(62.5세→74.8세) 앞으로 이십년 안에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브라질 전체 인구의 14퍼센트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연금의 덫에 빠진 정치권
경제학자이자 파울로 타프너는 “브라질의 연금은 그리스보다 더 하다”며 “브라질의 연금 액수는 너무 많고 연금 수령 나이는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리다”고 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연금 체계를 비판했다. 현재 브라질의 평균 은퇴 연령은 55세(남성기준)다. 방만한 연금 운영으로 문제가 됐던 그리스의 평균 은퇴 연령인 63세인 것을 감안할 때 연금 수령 연령이 지나치게 낮은 셈이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그동안 은퇴 연령을 남성은 65세, 여성은 60세로 높이려고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연금 개혁을 달성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연금이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치적 도구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세금인상, 지출 삭감 등을 골자로하는 650억헤알(약 20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긴축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건 보건·의료 및 농업 보조금 등 사회복지 지출을 줄였고, 연금 지출도 삭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의회는 오히려 연금 수당을 인상하는 법안 비준을 시도하면서, 호세프 대통령의 연금 삭감 계획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정치권의 분열과 반목 탓에 브라질 재정적자 극복은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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