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번 주부터 국회가 본격적인 예산정국에 들어선다.
앞서 야당이 8조원 가량의 예산 삭감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으로 여야 대립은 한층 심화되는 분위기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킨다고 해도 졸속 심사가 우려되는 이유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6일 예산안 공청회와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거쳐, 28일부터 종합 정책질의를 시작한다. 다음달 9일부터 가동되는 소위원회에서 예산안의 감액과 증액을 심사한 후 30일까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 국회 본 회의에 내년도 예산안이 상정된다.
◆ 새마을운동 예산 둘러싼 공방 치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1일 예산정책발표회에서, 2016년도 총지출 386조7000원의 2%에 해당하는 8조원 가량의 예산을 삭감해 민생예산 증액을 위한 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19개 정부부처에 총 8891억원이 책정된 특수활동비를 비롯해, 새마을운동 등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 예산이 주요 삭감대상이다.
올해 57억원이던 새마을운동 지원 예산은 내년도에 143억원이 편성되며 86억원이 늘었다. 이를 포함해 새마을운동 관련 국비 사업 예산 총액은 766억원으로 전년(603억원) 대비 162억원(26.9%) 증액됐다.
이밖에 박 대통령의 관심예산으로 잡힌 DMZ평화공원 조성사업(324억원), 문화융성사업(1423억원) 등과 4대강 후속사업(8645억원)도 삭감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에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우리 국민을 위한 민생예산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보복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예산과 법률은 무조건 삭감하고, 반대부터 하고 보는 야당을 어느 국민이 발목 잡는 야당이라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비난했다.
◆ 누리과정 예산 격론 불가피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을 둘러싼 격론도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만 3~5세에 적용되는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부담토록 했다. 무상보육 예산은 올해 3조 1377억원에서 내년에는 2조9617억원으로 1760억원을 줄였다. 이에 맞서 28일부터 사흘간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소속의 전국 민간 어린이집들이 집단휴원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보육료의 삭감은 어린이집의 재정난을 한층 심화시킬 것이고, 이는 보육현장의 불안정 및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내국세 교부율을 올려 조성되는 예산 중 2조원을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국고지원 예산으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국정 역사교과서에 44억원의 예비비가 책정되면서 야당이 교육부 예산안 심사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KF-X 사업의 기술이전 불발 건으로 국방위원회 예산안 심사도 안갯속이다. 이 때문에 여야 공방은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발목잡기 예산, 지역감정 유발을 위한 허위 공세, 아니면 말고 식의 공세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