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특위 이틀째…정부, '예비비 내역 공개 거부'에 여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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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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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201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 내용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김성태,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여야 간사가 논의를 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2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선 '역사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44억원'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는 야당과 '안 된다'는 여당 간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교과서 편찬에 순수비용이 최대 6억여원에 불과하다는 국회예산정책처 추계 결과를 근거로, 정부가 역사교과서 개발비로 편성한 예비비 44억원 중 상당 부분이 여론전에 필요한 홍보비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앞서 야당은 전날 관련 자료를 이날 오전 10시까지 제출해달라고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예결위 종합질의에서 야당은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고 재차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예비비는 행정부의 재량"이라고 정부를 옹호했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종합정책질의가 시작되자마자 "예정처 분석에 의하면 국정교과서는 6억 원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왜 44억원을 편성했는지를 알고 싶다"며 "(자료 제출이) 안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장관이 저에게 전화통화를 통해서라도 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무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관영 의원도 교육부가 기재부로 보낸 예비비 사용승인 관련 문서와 현재 검인정교과서 가운데 황교안 국무총리가 언급한 좌편향 관련 부분을 발췌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정부에서 성의있는 조치를 한다면 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예산 심의를 심도 있게 진행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예비비 사용처를 공개하는 전례가 없다"며 정부를 비호하고 나섰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예결위에서 386조 원이 넘는 예산을 다루는 마당에 44억 예비비로 의사진행발언을 지속하는 데에 국민은 매우 실망하고 있다"며 "예비비는 먼저 쓰고 익년도에 결산 보고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 (자료 제출을) 주장하는 건 생트집"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오가자 김재경 예결위원장(새누리당)은 "자료를 제출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설명해 달라"며 "정부 측이 아무런 해명도, 자료 제출도 없다면 국회의 예산심사권을 무력화하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국정교과서 예비비 자료를 공개하라는 야당 요구를 철저히 거부,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 예결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예산 심의권이 있는 입법부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하면 줘야 하는데 안 주고 버티고 있다"며 "38억원 중 홍보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제보가 있다. 떳떳하게 내역을 공개하면 되는데 (개발비 외) 다른 데 사용했거나 과다하게 홍보비로 사용되는 문제가 있으니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여당 예결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예비비는 선조치 후보고하도록 법률상 정해져 있다"며 "국회에서 예비비 자료를 미리 제출해달라고 요구할 수는 있지만 행정부가 이를 지켜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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