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냉전시대 당시 서독을 이끌었던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향년 96세다.
1974년부터 1982년까지 총리를 지낸 독일 사회민주당(SPD) 소속 슈미트 전 총리는 빌라 브란트 전 총리의 동방정책을 계승하고 중동발 석유파동 경제위기를 극복하며 독일의 현대적 시스템을 정비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중도 좌파 성향의 정당 출신 총리로서 원로 정치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임기를 마친 뒤에는 보수 성향의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자리를 넘겨줬지만 1990년대 독일의 정치 논쟁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며 원로 정치인으로서 명성을 이어갔다. 정치인으로서 독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또 주간지 디 차이트의 발행인으로서 저널리스트 겸 저술가로도 유명하다. 독일인들에게는 줄담배 습관으로도 각인돼 있다.
슈미트 전 총리는 지난 8월 수분 섭취 부족으로 인해 탈수 증상을 보인 뒤 사저가 있는 함부르크 북부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바 있다.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SPD 출신 정치인 마르틴 슐츠는 트위터를 통해 "뛰어난 총리였던 그의 죽음은 독일과 유럽에 손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위대한 유럽인이 숨졌다"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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