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ATM의 변신… 인터넷은행 시대 맞아 역할 재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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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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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인터넷은행 시대를 맞아 그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오던 자동화기기가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생체 인증 등 핀테크 기술과 접목되면서 무인점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꾸준히 규모를 줄여오던 CD·ATM 등 자동화기기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국내 시중은행의 자동화기기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5만2815대로 전년동기(5만4568개)보다 2000대 가깝게 사라졌다. 이미 2012년 5만6720대, 2013년 5만5826대 등 매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자동화기기를 줄이는 것은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자동화기기 한 대당 연간 200만원 안팎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동화기기가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등과 만나면서 온라인뱅킹을 보완하는 오프라인 무인점포라는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씨티그룹의 경우 스마트폰과 홍채 인식 등을 활용한 ATM기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ATM을 이용하기 전 모바일 엡을 통해 인출 예약을 한 다음 근거리무선통신(NFC), QR코드, 홍채 인식 등을 통해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 기기가 도입되면 카드리더기가 없이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 최근 무인 스마트점포인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비대면 실명인증에 바이오 인증을 적용한 디지털 셀프뱅킹 창구인 디지털 키오스크는 손바닥정맥 인증 방식을 통해 다양한 은행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화상 상담으로 신분증만 있으면 카드 없이 출금·이체 이외에 다양한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 입출금계좌 신규, 인터넷뱅킹 신규, 무통장 송금, 통장 이월기장, 체크카드 신규·재발급, OTP·보안카드 발급, 예·적금 및 펀드 신규 등 현재 입출금 창구 거래량의 90%에 해당하는 107가지 업무 거래가 가능하다.

하나금융그룹도 정부 출연 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문, 홍채, 안면인식 등 생체 인식을 통한 본인확인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 태블릿PC 이용은 물론 대여금고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분야에서 본인확인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 중인 K뱅크 컨소시엄은 모바일 인증의 한계를 편의점 점포 및 공중전화를 활용한 ATM으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ATM을 통한 본인 인증, 통장 개설, 대출, 자산관리 등을 제공해 동네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안면·음성·홍채인증과 신용카드를 이용한 근거리무선통신(NFC) 인증 등을 공인인증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비대면 인증수단으로 활용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동화기기의 경우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지만 고객 서비스를 위해 큰 폭으로 줄이기는 부담스럽다"면서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핀테크 기술을 접목시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그 중 한가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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