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시작에 앞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러시아 제재 연장을 논의할 것이며, 연장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한 바 있다.
EU는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반군들이 점령한 지역인 우크리아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피격 추락한 사건이 발생하자 러시아의 금융, 방위, 에너지 산업 분야의 유럽 내 활동을 제한하는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
그동안 우크라이나 분리 분쟁을 둘러싼 EU와 러시아 간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제재 연장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져왔다. 지난 7월말 시한이던 러시아 제재가 내년 1월말까지 6개월 연장된 데 이어 이번에도 비록 합의가 지연되기는 했지만 결국 내년 7월말까지 제재가 연장됐다.
◆ IS 격퇴와 독일-러시아 가스관 연장 등으로 제재안 영향력 감소 우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가 제재 연장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하고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해 러시아와 서방국가들 사이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독일가 자국과 러시아를 잇는 '노르트 스트림 2'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안은 더욱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고 WSJ은 분석했다.
러시아 연안 비보르그에서 시작해 발트해 1200㎞를 가로질러 독일 그리프스발트까지 연결하는 노르드 스트림2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지 않고 매년 독일에 275억 세제곱미터(㎥)의 천연가스를 추가로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노르드 스트림 가스관의 공급량보다 두배 많은 규모다.
이에 대해 유럽 중동부 지역국들은 이 프로젝트가 완공될 경우 그동안 해온 러시아 가스공급의 중간경유국 역할이 줄어들면서 자국의 에너지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서유럽 가스공급의 중간 경유지 역할을 해온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및 재정 측면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정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통과하는 기존의 러시아 가스관 수수료로 매년 20억달러(약 2조3600억원)를 거둬왔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계획은 현재 자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대통령은 가스관은 민간 투자로 이뤄지는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프로젝트 컨소시엄의 지분은 러시아의 가스프롬이 50% 지분을 차지하고 프랑스의 앙제와 오스트리아의 OMV, 로열더치셸, 독일의 바스프와 에온(E.ON) 등 5개 에너지 업체들이 각 10%를 출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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