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선마술사’ 소년, 소녀의 설익은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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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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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떠날 수 없는 소년과 떠나야만 하는 소녀. 같은 듯 다른 운명을 가진 소년, 소녀는 ‘마법’에 빠지듯 서로에게 끌리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애쓴다. 영화 ‘조선마술사’의 이야기다.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제작 위더스필름·제공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로맨스를 담은 사극.

환희(유승호 분)는 아름다운 외모와 환술로 ‘물랑루’의 얼굴이 되고,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하지만 무대 위,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환희는 밤마다 두통과 환각에 시달리고 매사 비뚤어진 태도로 일관한다.

어린 시절 환술사 귀몰(곽도원 분)의 밑에서 누이 보음(조윤희 분)과 학대를 받아왔던 그는 목숨을 걸고 그에게서 도망치고, 이 과정에서 귀몰은 어린아이들을 학대하고 죽인 사실이 밝혀지며 감옥에 잡혀가게 된다.

의순공주(고아라 분)은 청나라 왕자의 첩으로 정해져 청나라로 향하던 중, 우연히 환희와 만나게 된다. 비슷한 처지의 두 사람은 단숨에 서로에게 끌리고, 환희는 이름이 없는 의순공주에게 청명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조선마술사’라는 제목에 끌려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다소 어리둥절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마술처럼 서로에게 빠져드는 소년, 소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영화의 큰 줄거리 역시 이 두 사람의 로맨스기 때문이다. 극 중 마술이나 환술은 환희의 특기이자 직업군으로 소비되는 느낌도 적지 않다.

또한 팩트와 픽션이 더해졌다는 말이 멋쩍을 정도로 의순공주의 활약은 미미하고 스토리 라인은 엉성하다. 극 초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던 귀몰과 보음은 맥없이 퇴장하고 어수선한 뒷맛을 남긴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운 점들 가운데서도 미장셴 만큼은 훌륭하다. 극 중 표현되는 환술들은 연극적인 요소와 더불어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마술의 기법 또한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김대승 감독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 ‘후궁: 제왕의 첩’만큼이나 아름다운 영성미와 디테일로 이번 작품의 단점들을 보완한다. 두 소년, 소녀가 만나는 청보리밭이나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물랑루 등 아름다운 볼거리를 통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또한 고아라와 유승호의 케미스트리는 기대 이상. 그 나이 또래만이 가질 수 있는 풋풋함과 사랑스러운 감정 연기는 관객들에게 설렘을 안긴다. ‘소나기’,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케 하는 두 사람의 로맨스는 다소 설익었더라도 나름의 떨림을 느껴볼 수 있다.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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