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안은 R&D 기능을 연계하는 것이다. 한 기업 연구소 관계자는 “R&D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수주·영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설계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제작과정의 오차를 줄이면서 단가를 줄이거나,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중국 등에 진출한 국내 제조기업은 기술보안 차원에서 R&D 기능을 현지화하는데 다소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경쟁심화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다보니, 현지화 전략도 ‘토털솔루션’을 지향하게 됐다.
기업들은 연구소 등 R&D 솔루션 기능을 현지화해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고객 니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제조 효율성 제고를 통한 원가절감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최근 강화되는 환경규제 등에도 제품 규격이나 설계를 제때 바꾸며 시기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다.
일례로 LG화학은 지난해 10월 국내 화학기업 중 최초로, 중국내 고객지원 전담조직인 테크센터를 설립했다. 이 곳에는 중견기업 연구소 이상 수준의 고객지원을 위한 첨단 분석 및 가공 설비와 연구인력 등이 투입됐다.
테크센터는 고객에게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A/S(애프터서비스) 차원을 넘어 고객사의 제품 개발에서부터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설비 개조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현지에서 신속하고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반대로 국내 전자, 자동차 등 주요 고객사를 잡기 위해 R&D 투자를 늘려온 해외기업 사례도 많다.
프랑스의 오버츄에테크놀로지스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서비스 사업을 지원하면서 더욱 긴밀한 협력을 위해 국내 R&D 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LG전자 등 다른 고객사에 대한 협력 사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인 바스프는 대규모 생산시설과 함께 수원, 대전, 동탄, 시흥 등에 5개의 테크놀로지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연구센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R&D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국내 전자기업이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의 기술협력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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