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결혼식장서 친인척 행세를 하며 축의금을 슬쩍한 8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을 가로챈 혐의(상습절도 등)로 황모(83)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황씨는 올해 1∼2월 교통이 편리하고 혼잡한 서울 일대 예식장을 돌아다니며 혼주의 친인척인 것처럼 가장해 접수대 근처에 머물다 하객들의 축의금 봉투를 받아 챙겼다.
축의금을 잘못 냈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이 낸 봉투를 받아가기도 한 황씨는 총 11차례 240만원 상당의 축의금을 빼돌렸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축의금을 훔친 뒤에는 즉시 화장실에 들어가 현금은 지갑에 넣고 봉투는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
그후 식권을 받아 공짜로 식사하기도 했다.
황씨는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이미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지난해 3월까지 감옥에서 살다가 나온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시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황씨는 혼주가 식후 축의금을 정산하면서 방명록과 돈 낸 사람이 일치하지 않아도 하객들에게 물어볼 수 없다는 점을 노렸다"며 "축의금 접수대는 믿을만한 사람 3명 이상이 맡게 하고 아무 이유 없이 접수대 주변을 배회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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