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옐런 의장은 현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조심스럽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미국) 경제전망에 대한 위험요인들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조정은 조심스럽게(cautiously)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지금처럼 낮은 상태에서 연준이 경제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통화정책들이 물가 상승에 대응할 때와 하락에 대응할 때 비대칭적인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0.5%로 전보다 0.25%포인트 올린 후 지난 1월과 3월에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옐런 의장은 고용시장과 주택시장의 호조가 전체 미국 경기의 회복을 이끌었다면서도,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할 때 "올해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은 혼조(mixed) 양상"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16일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할 때도 옐런 의장은 핵심 PCE 물가지수의 상승세가 유지될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옐런 의장은 "핵심 인플레이션은 분기별로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달러화 가치 상승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옐런 의장은 "이런 이유로 나는 전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올해 계속해서 (연준 목표치) 2%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줄곧 1% 미만이었다가 지난 1월 1.2%로 올랐지만 지난 2월 다시 1.0%로 낮아졌다.
미국 물가에 대한 옐런 의장의 언급은 최근 미국의 일부 지역 연방준비은행장들이 최근의 고용과 물가 지표의 변동 추세가 유지된다면 이르면 오는 4월에도 추가 금리인상 여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낸데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의장은 그러나 중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의 성장둔화 우려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미국 경제에 준 영향이 "전반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옐런 의장은 대외 불안 요인 때문에 "시장에서 연방기금금리에 대한 예상치를 낮추고 그에 따라 장기금리에 하향 압력을 가하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지출 증가를 도왔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 경제에 대한 외부 불안 요소의 영향력이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의 조심스러운 입장과 달리 최근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장해 온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은행장은 여건에 따라 올해 두 번 이상의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연준에 따르면 윌리엄스 은행장은 싱가포르에서 29일(현지시간) 열린 강연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2%로 상승하고 미국 경제가 작년에 했던 것처럼 계속 개선된다면, 미국 경제는 올해 두 번 이상의 금리인상이 이뤄지더라도 손쉽게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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