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0일 "유암코는 구조조정 시장의 운영자로 탈바꿈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겠다는 혁신적인 마인드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소문동 유암코 본사에서 '시장친화적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를 주제로 관계기관 간담회를 열고 이처럼 말했다.
임 위원장은 "채권은행이 가지고 있는 채권을 사오는 작업은 생각만큼 그리 손쉽고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라며 "기존 유암코가 수행하던 부실채권 정리 사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채권단을 비롯한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 유암코에 채권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맡기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과 함께 상대방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노력,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아직까지도 시장 일각에서 유암코가 기존 부실채권 사업에 안주하면서 구조조정 업무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9월 유암코 매각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기업구조조정이라는 새로운 업무를 부여받으면서 영구조직으로 재탄생하게 된 의미를 다시 한 번 곰곰이 새겨봐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 중 채권단의 역할과 관련해선 "최근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채권단의 온정주의적 여신 관행과, 채권단 이견으로 인한 구조조정 부진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금융기관은 그런 관행이 없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과감히 털어낼 것은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그러한 부담은 유암코에 맡겨 채권은행은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을 덜고, 여신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며 "더욱이 신기촉법 하에서는 모든 금융채권자가 기촉법의 적용을 받는 만큼, 기존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어려운 경우, 유암코를 비롯한 시장의 참여자들이 기촉법의 틀 안에서 채권은행의 역할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임 위원장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미국의 제로금리 및 양적완화, 중국의 투자중심 고성장에 따른 글로벌 총수요 확대 등 그간 누적된 글로벌 불균형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역풍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임 위원장은 "중국발 구조개혁이 본격화되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진행되면서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더 이상 부채에 의존한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대외 불안요인이 기업부채 및 가계부채 등 대내 리스크와 결합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앞을 내다보면 연결되지 않는 점들이 뒤를 돌아보면 모두 연결돼 있다'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분명히 새로운 구조조정 시장이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며 "금융회사 관계자들의 협조가 있어야만 비로소 완수 가능한 과제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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