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브라질 정세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두고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연방 하원 내에서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불안정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현지 언론을 인용,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방 하원 의원 절반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하원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이날 탄핵안 관련 조사에 응한 의원은 전체 의원의 80%에 달하는 442명으로, 이중 261명이 탄핵에 찬성했다. 117명은 반대했고 64명은 특별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71명을 포함, 135명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탄핵 유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원 표결은 17일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두아르도 쿠냐 브라질 하원 의장은 "날짜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2주 후가 유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연방 상원으로 넘겨져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최종 가결된다.
정치권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호세프 대통령 측이 대선과 의회선거를 다시 치르자는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대통령·부통령, 연방 상·하원 의원을 새로 선출하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차기 대통령 선거는 호세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 치러진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정치적 문제 말고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에 이어 신종플루(H1N1)까지 확산되고 있어 하계 올림픽 개최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파울루 주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신종플루 환자는 372명으로, 사망자는 5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2016년 하계올림픽은 8월 5일 개막해 8월 21일까지 17일간 열린다. 이후 9월 7~18일에는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린다. 개막을 4개월 여 앞둔 상황이지만 브라질올림픽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입장권 판매율은 올림픽이 50%를 약간 넘고 패럴림픽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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