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가정 지키려고 애꿎은 아이만 학대…올바른 부모교육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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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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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예방과 조기발견이 핵심…이웃이 감시해야"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친부모와 계부모를 막론하고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형국이다. 애써 꾸린 가정을 지키려고 애꿎은 아이만 학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예방 교육'과 '조기발견'을 꼽고 있다.

◇ 전국에서 계모·계부 아동학대 잇따라

최근 전국 곳곳에서 아동학대의 정황이 드러났다. 강원 춘천에서는 현대판 콩쥐팥쥐를 연상시키는 40대 계모가 실형을 선고받는가 하면, 지난 2월 부천에서는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간 미라 상태로 내버려둔 40대 목사와 계모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또 세상을 경악케한 신원영군 락스학대 사건이 알려졌으며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한 충북 4살여아 암매장 사건도 공분을 샀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2014년 기준)'를 살펴보면 전체 학대 피해 아동 1만27명의 가정유형으로는 친부모 가정이 44.5%로 가장 많았다.

한 부모 가정이 32.9%(부자가정 18.8%·모자가정 14.1%)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재혼가정은 7.5%에 그쳤다. 학대 가해자도 친부모인 경우가 77.2%(친부 45.2%·친모 32%)에 달한다. 계모와 계부는 각 2.4%, 1.9%였다.

친부모에게 학대받는 아동이 많은 게 현실이지만 재혼가정과 계모와 계부에 의한 학대 비율은 미세하나마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학대가정 중 재혼가정 비율 6.7%, 가해자 중 계모와 계부 비율 각 1.9%와 1.3%이던 것이 4년 만에 모두 0.6∼0.8% 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자유분방한 분위기속에서 이혼·재혼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 정부 근절 대책 마련…부모교육·관계기관 협력 필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정부를 비롯한 각 기관·단체에서도 종합대책을 마련하며 근절에 나섰다.
정부는 아동의 나이와 특성별로 위기 아동을 사전에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뒤늦게 수습에 나서던 기존의 아동학대 정책을 전환키로 한 것이다.

'예방'과 '조기발견'이 이번 대책의 핵심인 셈이다. 우선 부모와 아동 모두에게 생애 주기별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자체들도 아동학대의 방지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전북도는 '이웃이 아동학대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도청과 도의회는 물론, 전북경찰청과 법조계, 의료계까지 동참해 '아동학대예방위원회'와 '아동학대 실무협의회'를 구성한다.

핵심은 모든 이웃이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감시자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또 신고 활성화 및 학대피해 아동 조기 발견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부산지법은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법원이 가해자 접근금지명령을 내리고 피해 아동을 임시보호하는 등 초기에 개입해 2차 피해를 막기로 했다. 아동학대 사건의 발생이 포착되면 즉시 피해 아동에게 임시보호명령을 내리고 가해자로부터 접근을 금지토록 조치한다.

전문가들은 아동을 이해할 수 있는 부모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최근 여성가족부는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을 통해 올바른 가족의식의 확립에 나서기도 했다.

서소정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도 "재혼가정과 혈연가정을 떠나 아이를 보는 아동관이 달라져야 한다"며 "생애주기별 부모 교육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재혼가정은 아이를 이해하려는 시간과 노력이 친부모보다 더 필요하고,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며 "관계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전문가 적재적소 배치 등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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