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침입] 가급 보안시설 정부청사 어떻게 뚫렸나?…석연치 않은 점 수두룩

경찰 내부조력자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 중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공무원 응시생의 정부청사 무단침입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청사의 내부 침입경로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경찰조사에 따르면 공무원 준비생 송모(26)씨는 7급 공무원 합격자 명단 조작을 위해 지난달 26일 오후 9시께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몰래 침입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청사 체력단련실에서 훔친 신분증을 이용해 내부로 침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합격명단이 들어있는 담당자의 컴퓨터 비밀번호 해제는 해킹프로그램을 활용해 무력화 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송씨의 진술에만 의존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도 많이 남아있다.

우선 최초로 청사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 만약 내부 조력자나 공무원 신분증을 빌려서 청사 내로 진입했더라도 범죄 당일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또다시 본인 사진이 뜨는 게이트를 한번 더 거쳐야된다. 그가 출입증을 찍지 않았거나 신분증을 개찰구에 접촉하지 않은 채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는 대목이다.

우여곡절 끝에 청사 내로 진입했더라도 사무실은 전자도어록을 풀어야 출입이 가능하다. 비밀번호는 사무실을 이용하는 직원이나 관리자 정도만 파악하고 있어 송씨의 진입 과정에서 의문점이 제기된다. 경찰은 송씨가 사무실에 들어온 방법에 대해 수사 중이다.

마지막으로 송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의 보안을 해제해야 한다. 해킹이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비밀번호를 무력화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또 공무원 선발관련 정보가 담긴 담당자의 컴퓨터를 찾아내고 이 모든 과정을 해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부분이다.

경찰은 청사 내 내부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긴급 간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 TF팀을 꾸려 원점에서 보안 문제를 재검토 하겠다고 주장하면서도 용의자의 자세한 침입경로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