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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SK증권 제공 ]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서류를 정부에 제출하기 직전에 정부가 시장 지배력 전이를 경계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작년 11월 26일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19대 국회에서 통합방송법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내놓은 유일한 방송법 개정안이다.
방송법 개정안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다른 사업에서의 지배력이 유료방송 사업으로 부당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신설 조항이 포함돼 있다.
또한 "유료방송 사업자가 방송과 통신을 묶어서 판매하는 경우 이용자의 이익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방통 결합상품에 의한 시장 지배력 전이를 경계했다.
정부는 인수·합병에 따른 시장 지배력 전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승인하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3월 2015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 발표에서 이동통신 결합상품의 시장 지배력 전이 여부에 관해 판단을 보류했다.
KISDI는 SK텔레콤 등의 이동통신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을 추월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다만 시장 범위를 획정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정부 심사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일정이 예상보다 지연된 이유 중 하나도 예년보다 늦게 나온 KISDI 보고서를 결과에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지배력 전이는 그간 인수·합병을 둘러싼 통신사 간 공방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KT·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와 묶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료방송 시장을 잠식하고, 공정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시장 지배력이 되레 유료방송에서 이동통신 쪽으로 전이되는 것이 십상이라 IPTV, 위성을 포함해 전체 유료방송 1위인 KT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반박한다.
한편 SK텔레콤은 방송법 개정안 발의 이후 닷새 후인 작년 12월 1일 인수·합병 심사 서류를 정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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