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민주당이 11월 대통령 본선을 앞두고 '반트럼프' 전선 가동에 나섰다. 대선 예비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가 14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비공개 회동을 가지면서 민주당내 통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만남은 민주당의 마지막 예비경선인 워싱턴 DC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한 뒤 이뤄졌다.
두사람의 만남은 샌더스 캠프가 곧 선거운동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사됐다. 그러나 샌더스의 측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샌더스가 곧바로 클린턴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번 경선 이전에 이미 실질적인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었지만, 샌더스는 경선을 계속하면서 유권자들이 두 후보사이에서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해왔었다.
샌더스 진영의 대변인인 마이클 브릭스는 "샌더스 후보와 클린턴 후보는 14일 워싱턴에서 만나서 좀더 많은 대중이 정치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에 얼마나 커다란 위협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샌더스는 클린턴의 승리를 축하했으며, 트럼프에 강력하게 맞서는 클린턴의 노력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브릭스는 또 "이번 만남에서 둘은 최저임금의 인상, 금융개혁, 건강보험, 학자금 부채 해소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진영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만남이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둘은 진보적인 정책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클린턴 역시 트럼프를 막기 위해 나선 샌더스의 노력에 대한 감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샌더스 측도 이번 만남을 "건설적"이라고 말했다.
클린턴과 샌더스는 각각 선거운동 본부의 책임자들, 그리고 샌더스의 부인인 제인 샌더스와 함께 자리했으며, 약 90분간의 만남을 가졌다. 단 둘이 대화의 자리를 가지지는 않았으며, 측근들이 계속 배석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4일 워싱턴DC 프라이머리에서 78%에 달하는 지지로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로써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보다 일주일 앞서 경선레이스를 마친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각 당의 대선주자로 공식으로 확정되고서 11월 본선 레이스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미국 현지언론들은 두 후보가 사상최악의 총기참사로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플로리다 주 올랜도 총격 테러를 계기로, 테러리즘 등 국가안보 이슈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