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 남쪽 우물서 청동접시 출토…촌주 실명 기재 첫 사례

신라 시대 도로, 배수로 등 도시시설도 확인돼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경주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에서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라는 촌주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출토됐다. 사진은 이번 조사로 확인된 신라시대의 동서도로 배수로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553년(진흥왕 14) 창건된 신라 최대 규모의 사찰 황룡사 부지에서 촌주(村主)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출토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영기)이 조사 중인 경주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에서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라는 촌주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출토됐다고 16일 밝혔다. 신라 시대 도로, 배수로 등의 도시시설과 황룡사의 대지 축조방법을 알 수 있는 자료도 확인됐다.

황룡사 서남쪽 경계부에서 확인된 우물은 통일신라 말기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에서 촌주 실명이 기재된 청동접시가 나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청동접시는 제사 때 사용한 토기 등과 함께 묻혔던 것으로 보아 황룡사의 의례행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에서 출토된 청동접시[사진=문화재청 제공]

우물 내부에서는 토기류, 중국백자편, 평기와, 청동제 손칼 등이 출토됐고,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밤, 복숭아, 잣 등의 씨앗껍질과 생선뼈 등도 함께 발견됐다.

또한 조사지역에서 황룡사와 동궁 사이의 동서도로, 황룡사 동쪽에서 분황사로 연결되는 남북도로가 확인돼 눈길을 끈다. 도로면에는 20∼30cm 정도의 굵은 돌을 깔아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잔자갈을 깔아 노면으로 사용했다. 도로 한쪽에는 너비 100cm, 깊이 40~100cm의 배수로를 설치하였으며, 그 이후에는 배수로를 메워 도로를 확장·사용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는 일부 지역에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도로 전체와 도로에 맞닿아 있는 광장의 전모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며 "향후 단계별 조사를 통해 도로와 광장에 대한 윤곽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17일 오후 2시 발굴현장 설명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70-4350-4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