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이수경 기자 = 부구욱(64·영산대 총장) 새누리당 윤리위원장 내정자가 6일 불명예 사퇴했다. 자신의 딸을 영산대 산하기관 자문변호사로 위촉해 ‘가족채용’ 논란이 일자, 임명 이틀만에 당 윤리위원장직을 스스로 내려놓은 것이다.
지상욱 당 대변인은 혁신비대위원회(위원장 김희옥)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부 총장께서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른 면이 없지 않으나 윤리위원회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신문은 부 총장이 자신의 딸을 영산대 산학협력단 자문 변호사로 위촉한 사실을 보도했다. 영산대 이사장은 부 총장의 부인이다.
당이 먼저 부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부 내정자가 이날 오전 박명재 사무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이러한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 지 대변인의 설명이다. 혁신비대위는 비공개 논의 끝에 본인의 자진사퇴 의사를 수용, 윤리위원장 내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희옥 위원장을 비롯한 대다수 비대위원들은 부 내정자 자진 사퇴에 대해 “어렵게 모셨는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지 대변인이 전했다.
부 내정자의 일사천리 사퇴 조치는 최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의 잇딴 보좌진 ‘가족채용’ 논란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에서도 ‘특권 내려놓기’에 앞장서야 할 당 윤리위원장인만큼 ‘자진사퇴 불가피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 내정자를 대신할 새로운 윤리위원장 인선은 현재로선 미정이다. 지 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새로운, 존경받는 분을 물색한 다음 비대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만 전했다.
한편 혁신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소속 의원 전원에게 받기로 한 ‘청렴 및 윤리 강령 준수에 관한 서약서’내용을 의결했다. 골자는 의원 본인 및 배우자의 친인척(8촌 이내의 혈족 및 4촌 이내 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 보좌진 보수의 후원회 유용 및 허위 채용 금지 등이다.
혁신비대위는 또한 ‘8·9 전당대회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선관위 위원장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임명됐다. 부위원장은 당 윤리위원장 출신의 3선의 여상규 의원이, 선관위원으로는 원내(7명)에선 재선의 김성찬·이종배·유의동 의원, 초선의 이철규·정태옥·김성태(비례)·송희경 의원이 임명됐고, 원외(2명)에선 박요찬 당 경기 의왕·과천 조직위원장과 김연욱 당 광주 서구 조직위원장 등이 임명됐다.
전대 선관위는 합동연설회 형식과 횟수, 선거운동 기간, 투·개표 절차 등 전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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