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김혜란 기자 =새누리당이 오는 6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위원장 최은수)가 주최하는 ‘2016년 제1차 정당정책토론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검찰 개혁 등의 토론회 주제가 당의 정강·정책을 알리는 기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불참 공문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보냈다.
정당정책토론회는 정당법 제39조에 따라 보조금 배분 대상 정당을 대상으로 ‘연 2회 이상’ 중앙당의 대표자·정책연구소의 소장 또는 중앙당의 대표자가 지정하는 자를 초청해 당의 정강·정책을 알리는 자리다. 이번 토론회는 6일 오전 10시∼12시까지 2시간 동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원내 4당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애초 정당정책토론회 불참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새누리당이 주제 선정 이후 불참 쪽으로 선회,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제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첫날부터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드 및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 개혁의 핵심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발언을 놓고 국회 의사일정이 파행된 데 이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진행하는 토론회마저 무산 위기에 직면, 비판 여론이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與, 2일 토론회 불참 공문 전달…“주제 기본취지 맞지 않아”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2016년 제1차 정당정책토론회’에 불참키로 하고 이날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당의 공문을 보냈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는 구두와 메일로 불참 의사 표명을 한 상태였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새누리당 불참 이유에 대해 “(사드 등의) 주제가 당의 정강·정책을 알려야 한다는 토론회 기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현재)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이고, 특히 선정된 토론 주제 관련해서 정 의장 개회사에 정치적 중립 의무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까지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저희 입장 표명은 선관위에 다했다”고 말을 아꼈다. 새누리당은 ‘2016년 제1차 정당정책토론회’ 참석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오는 추석 연휴(14∼16일) 지나고 주제를 재선정해서 추진하자는 내용의 제안을 공문에 담았다.
하지만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특정 정당이 토론회 주제를 문제 삼아 보이콧하는 것은 선례가 없다며 원칙적으로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6년 제1차 정당정책토론회’는 야 3당만 참여하는 ‘반쪽짜리 토론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 與 없이 진행…공정성 문제없다”… 단 연기 가능성도
사건의 발단이 된 이번 토론회의 세부 주제는 제1 주제 ‘외교·안보 정책(사드배치 문제 등)’, 제2 주제 ‘검찰 개혁 방안’ 등이다. 세부 토론회 주제가 새누리당이 정 의장 발언을 문제 삼은 이슈와 같은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집권여당이 토론회 주제를 이유로 참석을 거부, 책임정치를 방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관계자는 토론회 주제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 “토론위에서 각종 사회단체와 국민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수집했다”며 “전문위원·소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전체 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듭 “절차는 공정하게 진행했고 위원 중에는 여당 추천 위원도 포함됐다”며 “공개적인 논의과정을 거쳐 주제를 정해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새누리당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후 6시께 위원회를 소집, 관련 논의 뒤 최종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20대 국회 정기국회가 이틀째 개점휴업에 빠진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정당정책토론회 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당분간 ‘강(强) 대 강(强)’ 대치 정국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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