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가 남중국해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아세안국가 지도자들과 만나 화기애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 도착한 리 총리는 7일 오전 제19차 중국-아세안정상회담(10+1)에 참석해 "남중국해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고 신화통신이 8일 전했다.
리 총리는 "남중국해 안정의 수혜자는 각 관련국"이라며 "남중국해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는 관련국 각자의 손에 쥐어져 있으며, 관련국들이 해결해야 남중국해가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 미국, 일본 등 제3국의 남중국해 개입을 경계했다.
이날 특히 중국과 아세안은 ▲고위 외교 채널간 핫라인 설치에 관한 가이드라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행동 강령(CUES) 적용을 합의한 공동 성명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중국과 아세안 10개국은 남중국해 해상에서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외교당국간 핫라인을 가동된다. 또한 남중국해 해역에서 각국 해군함이 해상에서의 돌발사태에 대처하는 행동 기준도 통일되게 됐다. 이로 인해 남중국해 정세의 긴장이 다소 낮춰질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20여개국 해군은 지난 2014년 4월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서태평양해군포럼에서 CUES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 미얀마, 라오스가 빠진 상태여서 아세안 모두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였다.
이날 중국과 아세안 정상회의는 공식 교류 25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의 통룬 시술리트 총리는 "양측이 효과적인 대화 체계와 협력 관계를 만들어왔다면서 이런 기반 아래 민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리 총리는 "25년 전에 중국과 아세안이 교류를 시작한 이래 양측 관계가 성숙하고 있다"고 화답해 화기애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지난 7월 PCA가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에 패소 판결을 내린 뒤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처음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남중국해와 관련된 사항은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는 등 중국이 외교적인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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