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웅래 의원(민주당)은 교육부 ‘대학특성화(CK)사업 재선정 평가자료’에 따르면 최종 선정된 89개 사업단(58개 대학) 가운데 78곳이 원점수(100점 만점)가 과락 기준인 60점을 밑돌아 탈락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사업 주무기관인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에 따르면 다른 연구평가사업 평가의 경우 60점이 과락기준(탈락)으로 CK사업도 심사위원들에게 60점을 과락기준으로 정해서 통보했다.
전체의 88%가 기준에 미달했지만 사업단별 평균 6억6000만원씩, 총 515억 원의 국민 세금을 쏟아 부었으며 교육부가 CK사업 우수사례로 공개한 13개 대학 중에서도 원점수가 60점을 넘어선 곳은 부산대와 광운대에 그쳤다고 노 의원실은 지적했다.
같은 분야에 호남·제주권 신청을 했던 A대는 영남대에 뒤지는 원점수 54.27점을 받고도 지원 대학이 2곳을 넘어 통과시켰고 결국 가산점 10점을 더해 최종 선정됐다.
연구역량과는 상관없는 가점을 적용한 평가로 사업단 선정결과가 뒤바뀐 대학도 생겼다.
국가지원유형(국제화)부문 서울권역에 신청한 서울시립대는 원점수 54.75점, 가산점 6.5점을 합해 61.25점의 총점을 받았다.
인천대는 원점수 54.14점으로 서울시립대에 뒤졌지만 가점 10점을 더해 총 64.14점을 받았다.
서울시립대는 연구계획과 역량 평가에서는 우위에 있었지만 교육부 요구사항인 ‘총장 직선제 폐지’를 이행하지 않아 가점을 받지 못하고 본 평가와 상관없는 가점으로 인천대에 뒤지며 탈락했다.
국가지원유형 인문사회분야 동남권역에 지원한 경상도 소재 D대학의 한 사업단은 원점수 50.95점을, 같은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은 부산 소재 C대학의 원점수는 62.03점을 받았다.
내부 심의기준을 적용하면 D대학은 탈락하고 C대학은 선정돼야 했지만 D대학은 가산점 9.5점을 받아 총점 60.45점으로 최종 선정됐다.
노웅래 의원은 “CK사업과 같은 현재의 교육부 대학 재정지원사업은 대학의 경쟁력이나 연구역량 강화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자율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대학을 줄세우고 길들이기 위한 대학재정지원사업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CK사업은 대학의 강점분야를 지원하는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2014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338개 사업단(106개 대학)을 선정해 매년 2467억원을 지원하고 있고 2018년까지 2조1000여억원의 예산이 집행될 예정이다.
올해 사업시행 2주년을 맞아 중간평가를 통해 지난 5일 89개 사업단을 재선정하고 평가는 두 단계로 나뉘어 대학(30%)과 사업단(70%)을 대상으로 정량·정성평가로 이뤄졌다.
여기에 정원 감축(3점)과 대학의 협력적 거버넌스 운영(대학총장 직선제·3점), 자유학기제 참여실적(2점), 등록금 부담 완화(동결여부·2점), 부정비리여부(해당시 -0.1점~-1.5점 감점) 등 5개 항목을 가감해 총점을 매긴다. 원점수 100점 만점에 가점 10점을 더해 총점이 110점이다.
교육부는 “2016년 CK 재선정평가는 상대평가를 실시했고 원점수 60점 미만을 탈락기준으로 정한 바도 없다”며 “대학특성화 사업에 참여하는 사업단의 다양성에 비춰볼 때 절대점수를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신청 사업단이 1개인 패널의 경우, 상대평가가 불가능해 이 경우에 한해서는 사전에 절대평가를 하기로 했고, 60점 미만인 경우 사관위 심의를 거쳐 탈락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것”이라며 “가․감점은 지난 3월 CK 중간평가 추진계획에서 평가점수에 합산돼 최종 선정된다고 공지했다”며 “정원 감축을 통한 대학의 구조개혁을 유도하고 학생의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등을 위해 가점을, 부정비리 대학에 대해서는 감점을 적용해 최종 사업단을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