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귀 열다…23인 엔트리로 본 ‘반성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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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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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심.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 감독이 귀를 열었다. 그리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6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카타르(10월6일), 이란(10월11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3·4차전에 출전할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엔트리 숫자였다. 지난달 중국, 시리아와의 1·2차전에서 최대 가능 인원인 23명이 아닌 20명 엔트리로 나섰다가 실패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은 1승1무로 2승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조 3위로 밀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번 선택은 엔트리 23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잘못도 깨끗하게 인정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엔트리 23명을 모두 채우지 않은 것을 가장 큰 실수로 꼽아 반성하며 “20명을 부르느냐, 23명을 부르느냐가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고 보진 않지만, 이번에 23명을 선발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세운 원칙을 깨고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은 반길 일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력 외적인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엔트리 확대를 떠나 눈여겨 볼 것은 슈틸리케호의 변화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 원정 이후 K리그 현장을 직접 찾아 선수들을 살폈다. 그 결과물이 이번 엔트리에 반영됐다. 지난 시리아전 엔트리에서 발탁한 K리거 4명보다 두 배를 늘렸다.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만 김신욱 김보경 권순태 이재성(이상 전북) 곽태휘(서울) 이용 정동호(이상 울산) 홍철(수원) 등 8명이다. 이 가운데 김신욱 권순태 곽태휘 홍철 정동호 김보경이 새롭게 승선했고,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과 남태희(레퀴야)도 이름을 올렸다. 이름값보다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과 기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도록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내달 3일 수원에서 첫 훈련을 시작하는 대표팀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를 상대하고, 곧장 이란으로 이동해 11일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이란과 4차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의 반성과 변화의 선택이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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