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코트라(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은 자신의 역할을 ‘교통정리’에 비유했다. 정부 부처와 외국인 투자자들간 입장 차이를 중간에서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얘기다. 김 옴부즈만은 이 같은 입장차를 ‘회색지대’라고 표현했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크게 늘면서 옴부즈만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외국인투자 기업은 국내기업 전체 매출의 13.4%, 고용의 6%, 수출의 18%, 연구개발(R&D) 지출의 6.2%를 차지하는 등 GDP(국내총생산) 성장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FDI(신고 기준)는 전년 같은 기간(132억7000만 달러)보다 13.4% 늘어난 150억5000만 달러(약 16조6000억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3분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FDI 신고는 외국 기업이 한국에 대한 투자 의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김 옴부즈만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외국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투자할만 가치가 있는 나라로 보고 있다”면서 “외국인투자옴부즈만사무소가 이 부분에서 기여를 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옴부즈만은 취임 후 1년 반 동안 수많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그는 “예상보다 억울한 경우를 당하는 외국인투자기업들이 많았다”면서 “대부분 산업환경의 변화와 기술발전에 후행적일 수밖에 없는 법규와 행정처리 절차의 경직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를 꼽았다. 김 옴부즈만은 올해부터 외국인투자기업의 애로 및 고충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해소하기 위해 직접 해당기업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 규제 포털을 개설한 것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새로 논의되는 법률이나 제도가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직접 견해를 듣고 토론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든 것이다.
그는 “한국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학연, 인맥 등 ‘관계의 사회’여서 언어도 문화도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부의 주요한 정보에 대해 접근이 제한돼 있다”면서 “인터넷상에서 그런 애로점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에는 산업부, KOTRA와 함께 ‘외국인투자주간 2016(Foreign Investment Week 2016)’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외국인투자주간은 한국의 투자매력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알리고 한국투자 성공전략과 유망한 투자기회를 소개하는 국가 IR 행사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돼 재계의 이목을 받았으며, 이중 중국 투자가는 지난해(34개사)의 2배가 넘는 73개사가 참여해 한국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옴부즈만사무소는 한·중 FTA 처리 과정에도 관여해 외국인투자기업의 고충이 국제투자분쟁(ISD)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옴부즈만은 하반기에는 청년 취업 문제 해소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청년 취업 문제는 김재홍 KOTRA 사장 역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KOTRA는 오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6년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멘스, 보쉬 등 26개 포춘 500대 기업을 포함한 92개 외국계 기업을 만나기 위해 약 1만40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수도권 대학생들은 취업알선 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 지방대학생들을 돕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연 1회 열리는 취업박람회를 한 번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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