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찾는 미래, 해양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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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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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해양수산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바다에 사는 고래가 사실은 소나 돼지와 마찬가지로 포유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고래의 조상은 800만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며 물속에 살면서도 아가미가 아닌 허파로 호흡한다. 또 저온의 환경에서도 알이 아닌 새끼를 낳아 기르는 독특한 생물로 진화했다.

이처럼 신비로운 생명현상을 담고 있는 바다는 태초 이래 생명체가 탄생한 장소로 알려진 생물다양성의 보고(寶庫)다. 과연 바다에는 얼마나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해양생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UN은 지난 2000년부터 80개국 2700여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해양생물센서스(Census of Marine Lif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바다에는 약 23만종 이상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미확인된 생물까지 감안하면 그 수는 약 140만종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연구개발되는 해양생물은 전체의 약 1%에 불과해 향후 개척과 탐구 가능성이 무한하다.

해양생물은 고염, 고압, 저산소 등 극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육상생물에는 볼수 없는 특이한 생명현상을 갖게 됐다. 이런 특성은 인류에게 필요한 의약, 에너지, 신소재 등의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선진 각국은 해양바이오산업의 유망성에 주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해양생명공학을 미래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점분야로 선정해 육성하고 있으며, 일본도 해외기지와 국제협력을 강화하며 다양한 해양생물자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OECD 역시 에너지, 기후변화 등 미래 현안문제 해결의 열쇠로 해양생명자원의 활용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2014년 유전자원의 접근과 ‘이익공유의 원칙’을 규정한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됐다.

이를 계기로 해양생물자원과 해양바이오 산업에 대한 각국의 관심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해양바이오는 최근 실험실에서 벗어나 신약개발 등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일례로 아일랜드에서 개발된 바다달팽이의 독성을 이용한 진통제 ‘프리알트’는 처음 출시된 2004년 상반기에만 약 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해양수산부도 1999년부터 국내‧외 해양생명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해양바이오 에너지 및 신소재 기술을 개발하는 등 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지난 2013년 해수부의 해양극한생물 분자유전체 연구단은 세계 최초로 지구상 가장 큰 포유류인 고래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고래는 인간처럼 허파로 호흡하지만, 산소없이 1시간 이상 잠수가 가능하며 저산소 상태에서 오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에도 강하다. 고래의 유전자를 연구하면 인간의 다양한 질병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해수부는 또 해양바이오신소재 개발 연구를 통해 홍합접착 단백질을 이용한 생체접착제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바 있다.

홍합이 거친 바다 속에서도 바위에 강력하게 붙어있는 생물학적 특성에 착안, 수분이 많아 접착이 어려웠던 인간의 내장 등 장기의 봉합을 안전하고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이밖에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등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다수의 특허실적을 배출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창출했다. 지난해에는 해양생명공학기술을 모태로 한 최초의 벤처기업이 탄생했다.

해양수산부는 기세를 몰아 내년부터 기능성식품, 화장품, 의료소재 등 유망분야를 대상으로 6년간 약 1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해양바이오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해양바이오 산업은 21세기 신해양산업을 선도하는 핵심동력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는 미래가능성에 주목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양생명자원과 해양바이오 산업이 당당히 우리 미래의 한 축을 책임지고 세계의 인정을 받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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