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9일쯤 이사회를 열어 엘리엇의 주주 제안에 대한 입장과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전보다 좀 더 진전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당시 엘리엇은 삼성전자의 분사(인적분할)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선택 가능성이 높은 최선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룹 내 삼성전자 지분율이 약 18.12%(의결권 없는 자사주 12.78% 제외)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제약과 순환출자 규제로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한 삼성전자의 지배력 확대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 인적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 통과를 위해서는 외부주주, 특히지분율 50%를 상회하는 외국인 주주 상당수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주환원 정책 제시, 인수합병,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이뤄지면 분할을 위한 주총에서 주주 동의를 끌어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없는 만큼 뭔가 바꾸겠다는 언급을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 폭의 확대 등이 예상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 중에서는 주주환원 재원에 대한 기존의 가이드라인인 ‘잉여현금흐름(FCF)의 30∼50%’를 상향조정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며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상향조정해두면 자사주를 매입해도 되고 배당을 늘려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엘리엇 제안 등에 대한 삼성의 입장을 언제 밝힐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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