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이 라마[사진=아주경제 DB]
한달여간 이어진 양국 경색 국면 끝에 첸드 뭉흐어르길 몽골 외무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몽골은 정교분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로, 정부 차원에서 달라이 라마를 초청한 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1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몽골은 현재 양국간 관계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고 양국간 관련 대화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몽골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굳건히 지지하며 시짱(티베트)는 중국에서 떼놓을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한결같이 여겨왔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관영 환구시보는 달라이 라마 방문 후 한달 간 이어진 양국간 경색국면이 이어진 끝에 몽골이 드디어 굴복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몽골이 어물쩍 이번 사건을 넘기려는 태도에는 진심이 부족할뿐만 아니라 유치하고 가소롭다며 근본적으로 중국과 몽골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몽골이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지 두고볼 것이라고 전했다.
몽골 최대 사원인 간단사원(간등사)의 초청으로 달라이 라마는 지난 달 18일부터 나흘간 몽골을 방문했다. 당시 몽골 측은 달라이 라마의 방문은 순수한 종교적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몽골 정부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몽골이 양국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해쳤다며 항의했다. 이후 중국은 몽골과 예정됐던 양국 정부간 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고 몽골 접경지역에서 몽골 화물차량에 통관비를 징수하는 등 보복에 나섰다.
사실 달라이 라마의 몽골 방문은 이번이 아홉 번째다. 몽골은 11∼12세기 원나라가 티베트를 통치하면서 라마교로 불린 티베트 불교를 통치이념으로 적극 받아들인 역사가 있어 티베트와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분리독립 세력의 지도자로 간주하는 중국측은 이 때마다 몽골에 보복 조치를 취했다. 지난 2006년 8월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했을 때에도 중국은 철도운행 중단, 항공노선 폐쇄 등 조치를 내놓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