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중 포격을 맞고 있는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의 일자리를 갉아먹는 것이 아니며 차기 정부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의 기간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의 일자리를 해외 공장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고 풀이했다.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한 주요 자동차 제조사 경영진들은 자사가 미국 경제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지 강조하며 해외 공장 가동을 철회하는 것은 기업 이익을 해치고 사업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는 자동차 제조사들을 겨냥해 멕시코산 수입 자동차에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해왔다.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 크라이슬러 CEO는 9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명확한 것이 필요하다”며 “만약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면 멕시코 공장을 철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키온네 CEO는 "하지만 멕시코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결코 쉽지 않다. 멕시코 공장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염두에 두고 오랜 시간에 걸쳐 계획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하루 전 미국 내 공장 두 곳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일자리 2,000개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번 결정은 트럼트의 최근 트윗과 우연찮게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이었다"며 전적으로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앨런 베이티 GM 북미사장은 9일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가 지목된 것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기 행정부가 미국의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자동차 제조업보다는 애플처럼 전자기기 업체를 겨냥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베이티는 “우리는 악당이 아니다.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많은 업종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팔리는 아이폰 중 해외에서 생산되는 게 얼마나 많은지 따져보라”고 항변했다.
폭스바겐과 BMW 역시 9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공장 가동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트럼프의 트윗에 직접 거론된 도요타는 9일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멕시코 공장 신설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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