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경기 용인정)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24일 일부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이 전시된 그림을 파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출범식에 참석한 회원들로 추정되는 일부 시민들은 ‘오후 2시 30분께 시국비판 풍자 ‘곧 바이’ 전시회장에 있던 그림 ‘더러운 잠’을 파손했다. 이는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표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입장 발표를 내고 “블랙리스트 사태와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예술가들이 국회에서 시국을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요청을 의원실로 해와 국회 사무처에 전시공간 승인을 요청했다”며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 영역이나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사무처가 ‘정쟁의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시국의 특성과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에서 예술에 대한 사전검열이나 금지를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설득해 결국 전시회가 열렸다”며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모든 준비와 기획, 진행, 경비 확보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은 작가회의 주관으로 진행됐다”며 “‘표창원이 작품을 골랐다’는 일부 여당 정치인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사무처도 보도자료를 내고 “표 의원실에서 풍자만화 전시를 목적으로 의원회관 제1 로비 사용을 신청했다”며 “사무처는 정쟁 등의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풍자만화를 전시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사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논란이 되는 작품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허가를 취소할 수 있음을 예고한 바 있다”며 “의원실에 24일 오후 3시까지 자진 철거를 공식적으로 요구했고 자진 철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의원회관 제1 로비 사용허가를 취소할 것임을 문서로 통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를 열고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풍자 요소가 있다고 하더라도 의원이 주최하는 행사에 전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반(反) 여성적인 측면도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83명도 같은 날 표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징계안에서 “표 의원이 연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그 대상이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국격까지도 크게 훼손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영상제공=이학만 전 새누리당 온라인 대변인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