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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비중 적다지만…美 압박에 韓 석유화학업체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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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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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미국이 잇달아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반덤핑 예비 관세 부과 판정을 내리면서 해당 분야 기업들의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한국산 에멀전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ESBR)에 대한 반덤핑 여부 조사 결과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에 각각 44.3%, 11.63%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했다.

합성고무의 일종인 ESBR은 주로 타이어나 호스에 사용된다. 지난해 7월 라이언 엘라스토머 등 미국 화학업체가 한국 업체들의 덤핑 수출로 피해를 봤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상무부에 한국산 ESBR을 제소했다.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의 지난해 미국 수출 규모는 약 1억3790만 달러로 알려졌다.

최근 ESBR을 포함해 미국이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반덤핑 예비 관세를 물린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LG화학과 애경화학에 한국산 가소제 관련 반덤핑 예비관세를 각각 5.75%, 3.96% 부과한 바 있다.

두 차례 반덤핑 예비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미국에 수출하는 해당 제품의 매출 비중이 작은 데다 당장 수출길이 막혀도 타 지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기준 ESBR 비중은 1.2%인 데다 대미 수출금액은 전체 매출의 0.1%에 불과한 243억원 가량"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ESBR이 16%를 차지하지만 대미 수출금액은 56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반덤핑 조치로 대미 수출물량은 축소되겠지만 해당 물량은 동남아·서남아 지역으로 충분히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소제 역시 LG화학의 연간 미국 수출량은 약 6000t 규모로 1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반덤핑 예비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는 예상보다 작지만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국산 제품 수입 규제로 해당 품목의 수출 규모는 월평균 최대 7%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이 진행 중인 반덤핑 규제는 총 12건으로 규제가 발효된 이후 전월 대비 수출 증가율이 –1.91%로 집계됐다. 규제 발효 기간 전에는 평균 0.07%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로 한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18억5800만 달러의 수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석유화학 산업의 수출손실액은 5억2700만 달러일 것으로 추정됐다.

A기업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 문제가 오래 전부터 지속됐던 이슈이지만 최근 주요 국가의 통상정책을 보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비중에 상관없이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향후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B기업 관계자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 들어 발표된 반덤핑 예비 관세 부과는 모두 취임 전에 조사가 진행됐던 사안들이기 때문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 특성상 원료 및 제품 운송비에 민감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경우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미국에 대한 비중이 큰 편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자국 우선주의를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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