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는 다음 달 9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한다고 28일 밝혔다. 예보가 해외에 사무소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무소장에는 박현숙(52) 실장이 임명됐다.
캄보디아는 예보가 관리하는 해외자산 6377억원 가운데 76%(4862억원)가 집중된 곳이다.
지난 2006~2007년 국내에서 캄보디아 투자 열풍이 불면서 부산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프라임저축은행 등이 거액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집행했고, 이후 파산했다.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부실 금융기관 청산·자산 매각 절차를 밟거나 대주주가 은닉한 재산을 찾아낸 뒤 회수 실적에 따라 배당하기 때문이다.
자산을 많이 회수할수록 예금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캄보디아 현지 자산은 규모 자체가 큰 데다 많은 PF 사업이 캄보디아 정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연계돼 있어 무턱대고 팔 수 없는 골칫거리였다.
게다가 캄보디아는 현지법인 설립 때 지분의 51% 이상을 현지인이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현지 사업자가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자산 매각 자체가 어려웠다. 경매 등 부동산 공개매각시장의 비활성화로 잠재 투자자 역시 부족했다.
지금까지 부산저축은행(61억원), 토마토저축은행(81억원), 프라임저축은행(60억원)의 캄보디아 현지 자산을 262억원(원·달러 환율 1150원 기준) 회수하는 데 그친 이유다.
다만 관광산업 발전 등으로 현지 부동산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세계은행은 캄보디아가 올해부터 2019년까지 연간 7%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현지 사무소를 열어 자산 회수를 가속화한다는 게 예보의 계획이다.
예보 관계자는 "그간 파견 형식으로 3명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자산을 관리해 왔기 때문에 대표성이 떨어지고, 현지 정부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무소 설립 이후 해외 공관 등 유관기관과 협조 체계를 강화해 자산 회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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