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 법안(트럼프케어)의 통과가 무산됐고, 글로벌 물가지표가 개선될 여지도 적어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그나마 수출 회복과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단기적인 코스피 범위로 2120~2180선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2180선에 오르는 길은 험난한 상황이다.
외국인의 변심에 결국 코스피는 지난달 23일 연중 최고치인 2182.42를 기록한 뒤 내림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박스피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5일(한국시간) 트럼프케어가 하원 전체표결 직전 철회되자, 트럼프노믹스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크게 줄었다.
글로벌 물가지표가 부정적으로 전망되는 점도 국내 증시에 악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에서도 물가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3월 중국 CPI 성장세 역시 2월 쇼크 수준으로 둔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 회복과 1분기 실적에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달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해, 전년 11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개선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 회복세는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만 국한됐던 경기 회복세가 글로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증시 상승을 이끄는 동력도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7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김 연구원은 "시장 주도주인 IT섹터의 주가 상승세가 더욱 공고해졌다"며 "1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을 갖게 하는 동시에 올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이 100조원대에 안착하는 주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전망치는 반도체 부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난 9조2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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