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장은영 인턴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4일 '통합' 콘셉트로 대선 후보로서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당 중심의 '용광로 선대위' 구상을 밝혔다. 외연을 넓혀 표를 확장하려는 대선 전략이 읽힌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시작으로 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을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했다.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였다.
문 후보는 참배 후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역사에 많은 굴곡이 있었고 역대 대통령들은 공과가 있었지만 안아야 할 우리의 역사이고 뛰어넘어야 할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라고 썼다.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발언이다.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도 찾았다.
2012년 9월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첫 일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들렀다가 곧바로 '일자리 행보' 일환으로 구로디지털단지로 향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문 후보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2월 당 대표로 선출된 후에도 두 전직 대통령을 참배했다.
문 후보는 당내 '화학적 결합'에도 힘썼다. 그는 현충원을 떠나 곧바로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문 후보는 "우리 당 의원들이 선거대책위원회에 빠짐없이 참여해주셔야 한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자신을 중심으로 당의 역량을 총집결할 것을 당부했다.문 후보는 "우리가 정권교체를 하면 다음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라며 "선거도 당 중심으로 치르겠다. 추 대표가 직접 선대위원장을 맡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캠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선대위는 추미애 상임 선대위원장 아래 각 시·도당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고, 공동 선대위원장이 합류하는 구조다. 안희정·이재명 캠프 인사도 다 참여시킬 것"이라며 향후 대선 기조와 관련해선 "공정과 정의를 바탕으로 한 통합을 이야기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기존 문재인 캠프와 당의 인적자원이 결합한 대규모 선대위를 표방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과 후보 캠프는 조화와 확장을 선대위 구성의 기본 방향으로 경선에 함께했던 후보들의 사람, 가치, 정책도 모두 포용해 선대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후보가 당장 '안희정·이재명 캠프'에 있었던 인사를 영입해 화학적 통합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도왔던 박영선 의원은 '문자 폭탄' 논란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준 양념"이라고 한 문 후보의 발언을 꼬집어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경선에서 경쟁했던 안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뿐만 아니라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모두 함께하겠다고 했지만, 이날 의총에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을 도왔던 당내 의원 상당수가 불참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추미애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