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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지원(왼쪽) 대표가 안철수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해주고 악수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이창환 인턴기자 = "안철수의 시간이 왔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한 말이다.
정치에 입문한 지 5년 만에 본격적인 대권 도전이다. 대선 후보로서 첫 공식 행보를 시작한 5일, 그는 "(5년 전보다) 간절함이 더 커졌다"며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번 대선에 대해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자신의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 끝장토론을 제안하며 정면 대결의 승부수를 띄웠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짧은 30여일간 누가 제대로 준비된 사람인지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며 "문 후보께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선후보) 토론처럼 준비된 서류 없이 맨몸으로 자유롭게 끝장토론을 하면 실제로 저 사람이 가진 생각이 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대선이 나라 살리기 과정이 되기 위해서라도 (토론은) 정말 필요하고 그것이 국민들의 권리"라고 설명했다.
국회 내 적은 의석수 등 경쟁 후보와 견주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자, 안 후보는 "이번은 대선이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협치의 능력이 있는가가 중요한데, 한 계파에 매몰된 경우는 협치를 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 정당 내 다른 계파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 협력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정당과 협치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 세력 간 갈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정치가 국민 두려운 줄 알아야 한다. 정치인의 행동이 표를 얻고자 하는 건지 원래 소신인지 국민은 다 파악하신다"고 덧붙였다.
5년 전 대선에 처음 도전했을 당시와 지금과의 변화를 묻자 그는 우선 "초심은 변한 게 없다"면서도 "달라진 게 있다면, 간절함이 더 커졌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경험해 보니 이래서 우리나라 정치가 안 바뀌는구나, 이래서 국민들이 실망했구나, 이래서 저를 불러냈구나라는 걸 확실히 알았다"면서 "정말로 바꾸겠다는 간절함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추진력 내지 돌파력이 생겼다"면서 "우리나라 정치 70여년 역사상 혼자 창당해 40석 가까이 만든 사람을 다섯손가락 안에 꼽지 않나. 현역 의원 중에서는 저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안 후보는 "정치인에 대한 종합 평가는 선거로 나타나지 않느냐"라며 총선과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을 치러낸 경험을 거론하기도 했다. "말로만 유능하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정치적 어려움을 딛고 돌파한 성과가 있다"고도 했다.
대북정책에 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대북제재의 끝에는 협상테이블이 놓여져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면서 "강력한 제재를 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물밑 대화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시기, 조건에 협상테이블을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안 후보는 "저는 역사의 흐름과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면서 "국민만 보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사병 묘역과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방명록에는 "나뉘어진 대한민국을 희망과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겠습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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