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일각에서 거론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및 홍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일축하며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인해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한 홍 후보는 최근 미·중 정상회담 직후 떠오른 한반도 전쟁 위기설을 발판 삼아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조기대선의 분위기가 ‘탄핵 프레임’에서 ‘안보 프레임’으로 넘어왔다는 판단에서다.
홍 후보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지금 대선은 탄핵 대선에서 안보 대선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제 힘의 균형을 깨고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무장평화를 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형성된 이 같은 안보정국은 통상 보수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당 지도부도 이에 힘입어 강경 발언을 쏟아냈지만 사드 배치를 두고 홍 후보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과 홍 후보 모두 결론적으로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사드가 북핵 미사일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당 지도부와 달리 홍 후보는 결국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선거대책회의에서 사드 배치를 '북핵 미사일을 막을 유일한 대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홍 후보가 총론으로 보면 사드 배치에 찬성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사드의 북핵 억제 실효성’에는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지난 12일 홍 후보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만으로는 북한의 미사일을 다 막기가 부족하다”면서 “전술핵을 도입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사드를 두고 당 지도부와의 이견에 대해선 “당헌·당규를 보면 당은 결국 대선후보 위주로 가게 돼 있다”며 “제가 우선권을 갖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실질적으로 당 지도부와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대선후보인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홍 후보는 지난달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사드 배치로 대한민국이 들썩거리고 있는데, 사드는 군사적 실효성보다 한·미 군사동맹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효과)밖에 없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내 관계자는 “당 정책위가 홍 후보와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하나씩 조율해 합의를 하고 있다”면서 “곧 발표될 복지공약의 경우에도 홍 후보가 한 발 양보해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한편, 유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홍 후보,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 후보,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며 “(단일화)가능성을 열어놨던 적은 있었지만, 국민의당은 안보관이 다르고 한국당은 친박(친박근혜)세력들이 지배하고 있기에 이제는 단일화 명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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