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도부 공백상태에 놓인 야당이 대표자 선출을 앞두고 뜨거운 여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지세력 결집을 도모해야 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은 새 지도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한국당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원유철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이 대항마로 나설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비중있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의 고사로 '인물난'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정당은 오는 26일 당원 대표자회의(전당대회)를, 자유한국당은 7월 3일 전당대회를 각각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국민의당은 일단 8월에 전당대회 개최를 잡아놓고 박주선 위원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본격적인 당권경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지난 4일 귀국한 홍 전 지사는 명확한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히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지난달 29일 그는 "금수저 물고 태어나 세상 어려움 모르고 강보에 휩싸여 포시랍게 자라서 서민 코스프레나 하는 금수저 2세 정치인들이 이끄는 사이비 보수 정치 세력들은 이제 곧 사라질 것"이라고 썼다. 귀국 직후인 5일에는 "대선 패배에 대해 사죄드리고 앞으로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앞으로 그 약속을 지키는 데 매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내에서는 홍 전 지사의 맞상대로 5선의 원유철 의원이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원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자유한국당의 정치영토를 수도권과 청년층으로 확장시키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면서 "이제 새로운 기치와 깃발이 한국당에 필요한 시점"이라고 썼다.
이로써 한국당의 전당대회는 영남권을 발판으로 삼은 홍 전 지사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원 의원의 2파전이 일단 형성된 모양새다. 여기에 4선의 홍문종 의원과 나경원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사실상 원외 인사인 홍 전 지사 대 원내 중진 의원들의 대결 구도다.
바른정당은 한국당과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당의 대주주 격인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대표직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면서 구도는 안갯속이 됐다.
현재로선 김영우·김세연·이혜훈·황영철 의원 등 3선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초·재선인 하태경·정운천 의원도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다만 이들은 당의 주축이었던 김·유 의원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당의 고민이 깊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거론되는 후보자들의 대중적 인지도나 당 장악력 등을 가늠해보면 다소 아쉬운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창당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비전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는 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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