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한국당에서는 3명의 후보가, 바른정당에서는 5명의 후보가 당 대표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새 지도부의 책무는 막중하다. 9년만에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수습하고 보수 세력의 재결집을 도모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그 첫 시험대다.
18일 한국당에서는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2011년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당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이날 그는 "자유한국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보수우파를 재건하고 혁신하겠다"면서 "당을 전면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 청산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홍 전 지사는 "친박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이 됐다"면서 "파당을 지어 나라를 폐쇄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오래가면 이 당은 부패세력, 적폐세력, 박근혜 잔재당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정 파탄세력과 결별하지 않고는 살아날 길이 없다, 궤멸시킨 장본인이 설치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맹비난했다.
7월 3일 전당대회를 실시하는 한국당의 당 대표 경선은 이로써 홍 전 지사와 5선의 원유철 의원, 4선의 신상진 의원 간 3파전이 됐다.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비박으로 대표되는 홍 전 지사가 다소 유력한 상황이다. 여기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원 의원이 홍 전 지사를 강하게 견제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결국 관건은 계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최고위원은 무려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3선의 이철우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 김태흠·박맹우 의원, 초선인 윤종필(비례) 의원과 원외에서도 이성헌 전 의원, 이재만 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 류여해 수석부대변인, 김정희 현 무궁화회 총재가 도전장을 냈다. 전대를 통한 최고위원은 4명을 뽑으며 이 중 여성이 포함돼야 한다.
1명을 뽑는 청년 최고위원 경선 역시 이재영 전 의원과 황재철 경북 도의원,김성태 남양주을 당협위원장, 이용원 전 중앙청년위원장, 박준일 전 청년전국위원까지 5파전 구도가 됐다.
바른정당은 오는 26일 당원대표자회의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한다. 지난 17일 호남권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국 권역별 후보자 토론회 일정이 시작됐다.
3선의 김영우, 이혜훈 의원과 재선의 하태경 의원, 초선의 정운천 의원과 지상욱 의원까지 5명의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고 득표자를 대표로 뽑고, 다음 득표 순으로 3명(여성할당제 1명 이상)을 최고위원으로 뽑는 시스템이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과 한때 김무성계로 분류됐던 김 의원이 다소 유력한 주자로 점쳐진다. 그러나 이번 바른정당의 대표직 경선은 계파 대리전보다는 보수 세력의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좀더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흥행 부진은 두 정당 모두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보수야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당을 추스르고 재건을 도맡을 지도부를 뽑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인사 파문,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 국회에서의 굵직한 이슈 탓에, 전대가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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