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충북 충주시 칠금동에서 백제 제철유구가 대량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중원(中原) 지역 제철기술 복원연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에 대한 2차 발굴조사 결과, 제련로 8기, 소성(燒成, 불에 맞은 흔적) 유구 1기 등 다수의 백제 제철유구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200여㎡에 불과한 공간에서 발견된 8기(4~11호)의 제련로는 당시 백제인들이 이곳에서 집약적으로 철 생산을 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지금까지 발굴된 제철유적 중 면적당 조업구역 밀집도가 가장 높다.
6호와 7호, 8호와 9호, 10호와 11호 제련로 등에서는 과거에 쓰던 제련로 위에 새 제련로를 다시 축조해 사용한 중복양상이 확인됐으며, 4호 제련로의 경우 상부에서는 슬래그(Slag,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가 흐른 원형의 수혈(구덩이) 유구가, 하부구조 바닥에서는 다수의 불탄 목재가 확인된 소성 유구가 나왔다.
문화재청 관계잔자는 "제련로는 상부와 함께 조업면 아래의 하부구조, 슬래그 등의 불순물을 받는 배재부(排滓部, 조업 중에 흘러나오는 슬래그 등의 불순물을 받아내는 구덩이)가 함께 제작되나, 충주 칠금동에서는 노를 상하 또는 좌우로 교차해 다시 축조하면서 이전 제련로의 하부구조나 배재부를 재활용함으로써 효용성을 높이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련로가 상하로 중복 축조된 것은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이 오랜 시간 제철 조업을 해왔던 공간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당시 백제인들이 한반도 3대 철광 산지이자 남한강 수운을 통한 유통 중심지인 충주의 입지 조건을 기반으로 장기간 철을 생산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발굴성과는 오는 29일 오후 2시 충주 칠금동 발굴현장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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