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환 20주년, 네 가지 결정적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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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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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이 주창한 중국의 '일국양제 '원칙[사진 출처=웨이보 캡처]

아주차이나 김봉철·배인선 기자 = 홍콩 반환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승부수’에서 시작됐다. 마오쩌둥(毛澤東)은 홍콩 조기 반환이 중국 체제에 부담될 수 있다고 판단, 홍콩의 본토 의존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홍콩 흡수 전략을 구사했다.

◆ 덩샤오핑의 일국양제 원칙

1997년으로 예정된 영국의 홍콩조차 만기를 앞두고, 1980년대 조차를 연기하려는 영국과 중국 간의 기싸움이 팽팽했다.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중국의 홍콩 주권을 인정하되, 행정권을 영국이 행사하려는 복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주권 회복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강하게 맞섰다.

1983년 영·중 회담에서 덩샤오핑은 홍콩에 50년 간 고도 자치를 부여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생활을 허용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을 제시하는 승부를 던졌다.

‘한 국가 두 체제’를 뜻하는 일국양제는 홍콩에 대한 중국의 정책을 표현하는 핵심 슬로건이 됐다. 이 때 나온 말이 홍콩은 홍콩인들이 다스린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이다.

2년 뒤인 1985년 영국이 홍콩의 주권을 중국에 완전히 반환하는 ‘영국·중국 공동선언 비준서’를 교환했다.

찰스 왕세자 등 영국 대표단은 1997년 7월 1일 이양식을 마친 뒤, 퀸즈피어에서 왕실 전용보트를 타고 빅토리아항을 한 바퀴 돈 뒤, 156년에 걸친 홍콩 통치를 뒤로 한 채 떠났다.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게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 중국-홍콩 간 CEPA 체결

2003년 체결된 중국과 홍콩 간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는 홍콩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CEPA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보다 훨씬 개방적인 협정이다. 중국과 홍콩은 상품 교역이 대부분 무관세다.

또한 금융·회계·법률·의료·관광·유통 등 서비스 투자에서는 중국이 이미 체결한 기존 FTA 대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돼 있다.

상하이(上海)와 선전(深圳)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沪港通)·선강퉁(深港通)도 잇달아 개통했다.

이 밖에 중국과 홍콩 간 채권시장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채권퉁(債券通)도 이르면 내달 개통을 앞두고 있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홍콩은 영국 식민지배 시절부터 구축한 자유로운 경제시스템과 선진화된 금융시스템이 주권반환 이후에도 유지되면서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서 위상을 굳혔다.

하지만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국제금융 중심지 홍콩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홍콩 반환 10주년이었던 2007년 이후 잘나가던 홍콩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당시 홍콩의 ‘구원투수’를 자처, 각종 정책적 지원을 쏟아 부었다. 홍콩은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국제금융 중심지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홍콩의 경제가 급속도로 중국에 의존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우산·어묵혁명과 친중파 캐리 람의 당선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홍콩 내에서 불만도 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9월 28일 홍콩에서 발생한 ‘우산혁명’이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24개 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주축이 돼 79일 간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로 시민 1000명가량이 체포됐으며, 홍콩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우산혁명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

캐리 람(林鄭月娥)은 지난 3월 행정장관 간선 선거에서 중국 당국의 지지 속에 선거인단 4분의 3을 차지하는 친중파의 몰표를 얻어 대중적인 지지율이 더 높았던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장(재정장관 격)을 제치고 승리했다. 우산혁명을 강경한 진압한 인물이 바로 캐리 람이다.

이후 나타난 시위가 바로 어묵혁명이다. 2016년 2월 8일, 춘제(음력 설) 밤에 식품위생국 직원들이 몽콕에 있던 무허가 어묵 노점상의 철거를 시도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노점상 주인과 함께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그 결과 130명이 부상을 당하고 65명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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