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 기자 =관세청이 2015년 7월과 11월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호텔롯데에 불리하게 점수를 산정해 탈락시킨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또, 2015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제수석실에 서울 시내 면세점을 늘리라고 지시하자, 관세청이 기초자료를 왜곡하는 등 필요성이 없음에도 면세점 수를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11일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른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 결과 13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했다며 감사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날 감사결과 발표에서 "미르·K스포츠에 기부금을 출연한 기업이 출연의 대가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발급받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감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자료 및 관련자 진술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며 특혜의혹을 규명하지 못했다.
감사원은 2015년 7월 관세청이 서울 시내 3개 신규 면세점 선정심사를 하면서 3개 계량항목의 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호텔롯데의 총점은 정당한 점수보다 190점 적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40점 많게 계산됐다고 밝혔다.
관세청 서울세관은 '세관장 검토의견서'를 작성하면서 한화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곳의 공용면적을 매장면적에 포함시킨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매장면적과 공용면적을 구분했다. '법규준수도'를 정당하게 산정하기 위해선 보세구역 운영인 점수(89.48점)와 수출입업체 점수(97.9점)의 평균(93.69점)을 내야 하는데, 점수가 더 높은 수출입업체 점수만 반영해 한화의 평가총점이 150점 과다 부여됐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 대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선정됐다.
또, 2015년 11월 관세청은 롯데월드타워점 특허심사에서 2개 계량항목의 점수를 부당하게 산정해 호텔롯데는 정당한 점수보다 191점을 적게 받고, 두산은 48점을 적게 받아 두산이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의 최근 5년 실적을 제출토록 하고도 2년간의 실적만 반영해 롯데 잠실이 손해를 봤고, '매장규모의 적정성' 항목을 평가할 때 순위당 10점씩을 차등해야 하지만, 8점씩 차등해 두산이 유리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롯데 잠실은 총점이 191점 적게 부여됐다.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해소해야 하니 고려해달라'는 공정위 공문을 심사위원장이 심사위원들 앞에서 낭독하게 해 호텔롯데에 불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까지 했다.
아울러 관세청이 2015년 두 차례 면세점 사업자 선정 관련 서류를 보관하고 있다가 2016년 국정감사에서 국회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자 서류를 해당 업체에 반환하고, 서울세관은 탈락업체 서류를 모두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관세청장에게 계량항목 수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평가점수를 잘못 부여한 관련자와 사업계획서를 반환·파기한 관련자 총 10명을 징계(중징계 6명 포함)하도록 요구했다.
또, 사업계획서파기를 결정한 천홍욱 관세청장에 대해서는 공공기록물법에 따라 고발하고, 퇴직한 관세청 이돈현 전 차장과 김낙희 전 청장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에 인사자료를 통보하기로 했다.
특히 2015년 7월 신규면세점 사업자 선정 시 계량항목 수치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거나 평가점수를 잘못 산정한 관련자 4명에 대해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수사결과 선정된 업체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것이 확인되면, 관세청장이 관세법 178조 2항에 따라 특허를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2016년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특허 발급 결정의 최종 책임자인 김낙회 전 관세청장과 무리하게 특허발급을 추진한 최상목 기재부 전 1차관에 대해 인사처에 인사자료를 통보하도록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